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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02. 2016

존과 지니의 스페인 지중해 자전거 여행 번외편1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2016년 9월 22일 -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이제 자전거 여행은 끝나고 바르셀로나에서 이틀 동안의 휴식을 한다. 그 중 하루는 시내를 둘러보고 싶은데 가장 적당한 방법이 가우디 버스 투어인 듯하여 어제 아침에 서둘러서 예약해놓았다.


가우디 버스 투어를 한다고 하니 민박집에서는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니 컵라면을 먹고 가라고 한다. 제대로 된 한식을 먹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숙소에서 까탈루냐 광장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된다. 까탈루냐 광장에서 가깝다는 것이 이 민박집 최대의 장점인 듯하다. 시간도 넉넉하니 슬슬 걸어간다.


까탈루냐 광장의 명소 중에 하나인 하드 록 카페 앞에서 잠시 기다려서 가이드와 만나 버스에 오른다. 우리를 담당하는 가이드는 세계 여행을 하다가 바르셀로나에서 가이드를 하면서 눌러살게 된 사람이라고 한다. 능숙하고 재미있으면서 알찬 진행이 마음에 든다.


바르셀로나의 천재 건축가인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여기저기에 자신의 작품을 남겨두었는데 그중 하나인 구엘 공원부터 투어를 시작한다.


아침에는 공원에 사람이 적기 때문에 먼저 들르는 것이라고 한다.


걸어가는 길 하나하나도 독특하게 돌로 쌓아 만들었다. 돌을 쌓은 구조와 돌 사이사이에 바람 구멍이 있어서 큰 태풍이 와도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 집은 가우디가 살던 집이라고 한다. 가우디는 이상하고 독특한 건축물을 남긴 사람인데 이 건물은 평범해보인다. 가우디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고 그의 제자가 만들었다고 한다.


구엘 공원의 구엘은 가우디의 최대 후원자였던 구엘이라는 부자의 이름이다. 이 구엘 공원도 원래는 공원이 아니라 부자들이 사는 동네를 만들려 했다고 한다. 이 구엘 공원의 중심부에 광장이 있고 광장 너머의 집이 구엘의 집이다. 이 구엘의 집은 현재는 초등학교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100년 전 바르셀로나의 신 시가지가 만들어질 무렵, 부자들은 바르셀로나 신 시가지에서 살길 원했기 때문에 부자 동네를 만들려고 했던 넓은 땅에는 구엘과 가우디, 그리고 구엘의 변호사, 이렇게 고작 세 집 만이 들어오고 사업은 쫄딱 망했다고 한다. 그 구엘의 변호사가 살던 집이 언덕 맨 꼭대기에 있다.


구엘 공원의 광장에는 물결 모양의 의자가 둘러져 있다. 정자세로 앉으면 허리가 쭉 펴진다.


지니님의 구엘공원 인증샷도 담아본다.


내려가는 길에도 파도를 표현한 동굴이 만들어져 있다.


광장의 아래는 이렇게 되어 있다. 단순한 기둥이 아니라 식수원이 없던 구엘 공원에 물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정수시설이라고 한다.


위의 광장에 고인 빗물이 천정에서 모여서 기둥을 타고 걸러져 아래로 내려가 물탱크에 모인다고 한다. 다양한 유리병, 접시 등으로 구성된 천정의 타일 아트들은 당시의 쓰레기들을 재활용했다고 한다.



계단을 더 내려가면 물탱크에 고인 물이 솟아나오는, 구엘 공원의 마스코트인 도마뱀이 있다.


이렇게 구엘 공원을 둘러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데 물결 모양의 집이 있다. 가우디가 만든 카사 밀라(Casa Mila)라는 건물이다. 이름 그대로 건축을 의뢰한 밀라씨네 집이다.


이 건물은 직선이 없이 모두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구엘 공원 다음으로, 가우디의 건물로 처음 보게 되지만 사실 이 카사 밀라는 아직 미완성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제외하면 가우디가 맨 마지막에 완성한 건물이다.


까사 밀라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까사 바뜨요(Casa Batllo)가 있다.


뼈로 만들어진 집이라는 뜻의 이 건물도 직선이 없는 뼈 모양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밀라씨가 이 기괴한 집을 보고서 가우디를 찾아가서 자기는 가장 아름다운 집을 만들어 달라고 한게 까사 밀라이다.


다시 버스에 타고 이동한다. 이번에는 가우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바르셀로나 시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몬주익 언덕으로 간다.


버스로 높은 곳까지 편안하게 올라온다. 정상까지도 갈 수 있지만 바르셀로나

시내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 여기라고 한다.


지중해 쪽으로는 커다란 항만 시설들이 있고


바르셀로나 시내가 펼쳐진다. 바르셀로나-엘프랏트 공항이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이 몬주익 언덕보다 높은 건물은 없다고 한다.


강강수월래와 비슷한 까탈루냐 전통 놀이를 표현한 조각도 있다.


이제 점심 먹을 시간이다.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점심을 먹는다.


우린 뿔뽀(문어)와 감바(새우)로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


이제 마지막 장소이자 가장 하이라이트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도착한다. 성당 주변에는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하다. 먼저, 가장 유명하면서 가우디가 만든 부분인 탄생의 파사드를 살펴본다.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모든 예술적인 조각을 모아놓은 덩어리같은 건물이다. 글씨를 모르는 사람도 의미를 알 수 있도록 성당 전체를 신약 성경의 줄거리가 되도록 만든다고 한다.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까사 바뜨요보다 먼저 만들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미완성이다. 관광객의 입장료로 충당된 건축 자금과 발전된 건축 기술로 2026년 쯤에는 완성될 것이라고 하니 언젠가는 완성된 모습을 보러 올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완성된 고난의 파사드 쪽으로 천천히 돌아간다. 기본적인 형태는 비슷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른 형태가 나타난다. 호세 마리다 수비라츠라는 조각가가 만든 고난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만든 부분과 비교하면 어딘가 부족해 보이지만 아직 미완성이니 완성된 후에 다시 생각해도 될 것이다.


한참 건축 중인 성당을 한 바퀴 돌아서 성당 내부로 들어간다. 성당 내부는 볼 것이 없다고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내부도 대단하다. 거의 무채색의 하얀 벽면에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햇빛이 아름다운 색으로 내부를 장식한다. 마치 건물 안이라기보단 울창한 숲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이렇게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끝으로 가우디 투어가 끝난다. 사실 가우디의 건축물은 바르셀로나 시내에도 더 있고 밖의 까탈루냐 지방에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건물들은 다 보았다. 사실, 이 글에 쓰여진 이야기는 가이드가 해준 해설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쉴새 없이 다양한 이야기로 알차고 재밌는 해설을 해준 가이드께 감사를 전한다.


관광버스로 이동하였음에도 하루 종일 다녔더니 피곤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의 식당 테라스에 앉아서 하몽과 포도주로 저녁을 먹는다.


한 블럭 정도 돌아서 갔더니 저녁 먹은 식당 바로 근처에 까사 바뜨요가 있다. 밤이 되니 더욱 기괴해져 뼈로 된 집이라는 느낌이 더욱 살아난다.


가우디는 그가 살던 당시에도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건축가로서 대성공을 했지만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초라한 행

색으로 다니는 가우디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안토니 가우디 (Antoni Plàcid Guillem Gaudí i Cornet)

어느 날,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가우디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오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건축에 대한 상념에 젖어 있다가 전차에 치어 치명상을 입었다. 한참을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뒤늦게 싸구려 병원에 옮겨졌지만  죽었다고 한다. 다니던 성당에서도 노숙자로 알고 있을 정도로 초라한 행색의 가우디, 병원 의사가 이름을 물어보고서야 사람들은 그가 가우디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를 친 전차 운전수병원으로 가야 하는 그를 승차 거부한 세 명의 택시 기사 모두 엄벌에 처해지고 큰 금액의 소송을 당했다고 한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는 지금도 전세계의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아서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그는 천재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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