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토팔로에서 시라쿠사까지 65 km
2017년 5월 3일
이동 경로 및 거리 : 포르토팔로 - 시라쿠사 65 km
총 누적 이동 거리 : 580 km
이제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인 시라쿠사로 간다. 오늘은 65 km 정도로 비교적 이동거리가 짧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 주인 남자가 아침을 차리고 있다. 이 아저씨도 다른 숙소 주인들 못지않게 친절하다.
우리에게 커피 어떤 것으로 할지 물어보길래 카푸치노라고 했더니 열심히 만들어서 코코아 가루까지 살짝 뿌려준다.
마당 구석에 있던 자전거들도 밤을 잘 보낸 듯하다.
어쩌다보니 숙소도 저녁 식사도 남쪽 항구에서 하면서 포르토팔로 동네 자체는 거의 구경하지 못했다. 동네를 벗어나는 길의 해변 광장에 예수상이 있다.
타푸리성이 보인다. 문화재라기보단 숙박업소 같다.
타푸리성 옆으로 폐허도 보인다.
양을 풀어서 키우는지 도로 근처 수풀에 양들이 모여있다가 우릴 보고 도망간다.
아주 오래된 폐허다. 무언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듯한데 잘 모르겠다.
어제 밤 테라스에서 바다를 볼 때 빛줄기가 보였는데 포르토팔로의 등대에서 나오는 빛줄기였다. 포르토팔로의 언덕 꼭대기에 있다.
바다에 카포파세로 섬이 보인다. 포르토 팔로도 풀네임은 포르토 팔로 디 카포 파세로다. 너무 길어서 그런지 자기네들도 포르토팔로 C. P.라고 줄여서 쓴다. 섬에 건물이 있는데 문화재는 아닌 듯하다.
SP84번 도로를 따라서 해변을 달린다. 바다색이 너무 이쁘다.
계속 달리는데 공사중 표시가 있고 차들은 한 대도 지나가지 않는다. 어째 이상하다 했는데 다리 하나가 난간이 무너져서 통행이 금지되고 공사 중이다. 사람은 다녀도 괜찮기에 자전거를 끌고 건너갔다.
해안 도로를 달리는데 뒤는 공사중이라 통행이 금지되어 차가 한 대도 안 다니고 옆으로는 카포파세로섬이 있는 지중해 바다가 펼쳐진다.
해안도로를 따라서 마을도 계속 이어져 있다.
레이타니라는 마을에서 어려울 것 없는 길인데 길을 잘못 들었다. 괜히 오르막만 한 번 올라갔다 왔다. 길도 모르는 낯선 곳에 자전거 여행을 가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해안 도로를 기분 좋게 달리다가 잠깐 바다에서 떨어진다.
리도 디 노토(Lido di Noto) 방향으로 간다. 근처에 노토(Noto)라는 도시가 있는데 5월 중순부터 열리는 꽃 축제가 유명하다고 한다. 리도(Lido)는 이탈리아어로 해안이라는 뜻이다.
보통 리도라고 되어 있으면 유럽 사람들이 수영복만 입고 퍼질러 누워있는 해수욕장이다.
지니님이 해변 끝의 건물을 가리킨다.슬슬 쉴 때가 되었는데 멋진 해변 카페가 나타났다.
파랗게 펼쳐진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코카콜라 패트병을 나눠마신다. 상큼한 과일 젤라또도 하나 먹는다. 그란데로 주문하면 조금 큰 컵에 두 가지 맛을 넉넉하게 담아준다.
해변 카페의 테라스에 앉아서 보는 바다의 풍경은 환상적이다.
마치 핸드폰 배경화면 같은 바다다.
사진으로는 안 보이지만 저 멀리 카포파세로섬과 포르토팔로의 등대가 아주 작게 보인다.
시칠리아도 연중 기온이 따듯해서 그런지 도마뱀이 많이 산다. 어찌나 잽싼지 사진으로 찍기가 쉽지 않다.
아볼라(Avola)라는 도시를 후딱 관통해서 SS115번 도로를 탄다.
SS번호의 국도라고 해도 도로가 뻥 뚫려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강을 건너는 낡은 다리의 폭이 좁아서 양쪽에서 차들이 기다렸다가 한 차선씩 빠져나간다.
우리도 차들의 움직임에 맞춰서 함께 건넌다.
이제 SS115번 도로를 타고 시라쿠사까지 쭉 달리면 되는거다.
쉬지도 않고 한참을 달려 시라쿠사 시내를 가로질러서 시칠리아 관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오르티지아(Ortigia) 섬 입구에 도착했다.
근처에 괜찮아보이는 식당이 있길래 일단 테라스에 앉아서 맥주부터 한 잔 들이킨다.
그리고 음식이 나왔다. 나는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지니님은 생선 모듬이다. 둘 다 참 맛있다.
맥주를 마셨으니 이제 자전거를 끌고 돌아다닌다. 먼저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독채 집 하나를 예약했는데 이 집... 지도 상의 표시 위치가 달라서 헤매다가 어렵게 찾아갔는데 체크인 시간이 되어도 집주인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자기들 실수인데다가 현금 결제해야 하는 곳이니 위약금이고 뭐고 신경 안써도 된다. 깔끔하데 포기하고 다른 집을 알아본다.
아까 점심을 먹었던 식당에서 와이파이 연결을 해놨었는데 그 집이 브레이크 타임이다. 식당 근처에 앉아서 와이파이를 잡고 검색을 해서 근처의 다른 집을 예약했다. 아폴로 신전 바로 근처다.
급하게 예약했더니 집주인도 급하게 와서 체크인을 해준다. 자전거도 집 안에 들여놓았다. 어쨌든 잘 곳을 구했으니 다행이다.
낡았지만 그럭저럭 잘만한 독채다. 여기서 2박을 할 예정이다.
점심에 도착했지만 숙소 예약 때문에 시간을 많이 보냈다. 이제 슬슬 걸어서 오르티지아 섬을 한 바퀴 돌아본다. 숙소 근처 골목은 엄청 구질구질하다. 그 길을 따라 섬 동쪽으로 가도 여전히 지저분하다.
섬 동쪽은 뭐가 없이 낡은 집들만 즐비하더니 서쪽은 식당이 줄지어 있다. 여기는 내일 와서 먹어야지...
섬을 한 바퀴 돌아서 숙소 근처에 왔더니 저녁 먹을 시간이다. 그런데 죄다 후줄근한 식당 밖에 안 보인다. 그 중에 깔끔한 집이 있어서 들어간다.
와인도 주문하고
루꼴라 피자를 주문했더니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먹었던 스타일로 피자가 나왔다.
그리고 샐러드도 하나 주문한다.우리처럼 반찬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야채를 먹으려면 꼭 샐러드를 따로 주문해야 한다.
자전거 타는 거리가 짧아서 일찍 도착했는데도 숙소 때문에 시간 낭비가 많았다. 비싸고 체크인 카운터에 직원이 상주하는 3성급 이상의 호텔이 아닌 싸고 적당한 숙소를 구하려다보니 이런 경우가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사소한 문제는 늘 발생하기 마련이니 여행을 포기해야 할 정도의 큰 문제만 아니면 괜찮다. 내일은 자전거 타는 것은 하루 쉬면서 차를 렌트해서 라구사와 모디카를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