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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시칠리아 자전거 여행 9

시라쿠사에서 카타니아까지 80 km

by 존과 지니

2017년 5월 5일


이동 경로 및 거리 : 시라쿠사 - 카타니아 80 km

총 누적 이동거리 : 655 km


시칠리아의 동부에는 이탈리아 본토와 가까워서 그런지 큰 도시가 많다. 시라쿠사를 출발해서 80 km만 달리면 카타니아가 있다.


어제 하루 쉬었던 시라쿠사의 오르티지아섬을 벗어난다.


도로가 영 복잡한 시라쿠사 시가지를 이리저리 돌아서 시라쿠사를 빠져나간다.


SP114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프리오로 가르잘로(Priolo Gargallo)라는 작은 마을 입구의 카페에 들어간다. 오늘은 자전거 타는 거리가 짧으니까 간편하게 아침으로 무난한 크로와상과 카페 라떼를 먹는다. 벽면에 버스 시간표가 붙어있는 것을 보니 버스 정류장을 겸하는 카페인가보다.


SP114번 도로를 따라서 열심히 달린다.


아우구스타 방향으로 가긴 하는데 아우구스타에 들어가진 않는다.


이 부분의 길이 조금 복잡한데 자동차 전용도로인 E45로 갈 수는 없으니 SP114에서 아주 잠깐 큰 도로를 타다가 입구에서 SS114로 빠져나가서 E45의 터널 위를 가로질러야 한다. 할아버지 자전거 여행자 둘이 도로 옆에 서서 한참 지도를 보고 있는걸 보았는데 길을 알려 주었어야 했나...


여기가 위의 지도에서 카타니아로 빠지는 맨 왼쪽 길이다. 큼직한 이정표가 있다.


E45 도로는 자동차 전용인데다가 터널까지 있다. 이 터널 위를 SS114번 도로로 넘어간다.



터널을 넘는 것도 살짝 오르막이니 힘들다.


마침 주유소 옆에 가게가 있다. 얼른 들어가서 음료수도 마시면서 쉬어간다.


다시 출발이다. 이제 카타니아까지 30 km 남았다. 카타니아 항구까지 계속 SS114 도로를 따라간다.


시메토강을 건넌다. 역시 SS114번 도로 하류에는 다리가 없다.


아까 휴게소에서부터 멀리 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시칠리아의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이다. 3천 미터가 넘는 저 높은 활화산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카타니아 공항을 지나서 도시 입구로 들어가니 자전거길이 있다.


카타니아 도심에 들어가서 길을 잘못 들어서 항만 출입구로 들어가버린다. 입구의 경찰관이 친절하게 되돌아가라고 알려준다. 우리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가 보다.


드디어 카타니아에 도착했다. 복잡한 차량들과 뒤엉킨 도로가 정신없어서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기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딸기철이 거의 끝날 때 쯤 출발했는데 여기는 딸기가 제철이다. 아주 싱싱하고 새콤해보인다.


자전거를 끌고 뒷골목으로 가는데 주변이 점점 지저분해진다.


왜 이렇게 지저분한가 했는데 시장이 나왔다. 좁고 정신없는 시장에 질려버린다. 아직까지는 옆의 큰 광장과 광장에서 이어지는 도로가 보행자와 자전거만 다니는 차없는 도로인지 몰랐다.


카타니아에서도 하루 쉬었다 가기로 한다. 카타니아는 에트나 화산 투어를 하기에 가장 좋은 출발점이다. 지금까지 B&B에 묵었으니 이번엔 호텔에서 묵는다.


근데 생각보다 방이 작고 시설도 같은 그룹 계열 호텔의 스페인 호텔보다 떨어진다. 그래도 오래된 도시치고는 호텔 자체는 신식이니 괜찮다. 나가기 전에 미리 봐놨던 에트나 화산 투어를 예약해둔다. 다양한 투어 코스가 있던데 우리는 쉬러 온 것이니 가장 쉬운 "Etna top Easy" 코스로 예약한다. 걷는 거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조금 비싼 패키지이긴 하다.


이제 카타니아 시내를 구경하러 나온다.뒷골목의 시장은 지저분한데 메인 도로는 그보다는 낫다. 대학 광장(Piazza Università)의 넓은 공간에 자전거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이리로 왔으면 자전거를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광장 한 켠의 바에서 맥주와 파스타로 간단하게 먹는다. 아란치니도 하나 주문했는데 시칠리아의 아란치니는 고깔 모양인 것이 많다. 누룽지 같은 느낌에 속이 차있는 음식이라 삼각김밥같은 느낌이다.


펜네 까르보나라는 처음 먹어본다. 역시 펜네보단 스파게티가 까르보나라엔 더 나은 듯하다.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카타니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산트 아가카 성당(Cathedral of Sant'Agata)앞의 성당 광장(Piazza Del Duomo)이 나온다.


외관이나 주변의 석상들도 매우 멋진 성당이다.


성당 내부에도 들어가본다.


성당 앞 광장의 코끼리 분수(Fontana dell'Elefante)도 유명하다. 항상 여러 사람들이 앉아있다. 근처 카페에 앉아서 이메일을 보니 에트나 화산 투어를 예약한 것에 대한 확인 메일을 보내야 한다. 오후 5시 마감인데 시간이 아슬아슬하다 .카드 결제 정보와 픽업 장소 등을 적어 보내고 예약이 확정되었는지 확인해놓는다.


광장 구석에는 아메나노 분수(Fontana dell'Amenano)가 있고 그 뒤에 수산 시장이 있지만 오전에만 여는 듯하다. 우리가 갔을 때는 시장은 문을 닫고 불쾌한 비린내가 감도는 구질구질한 골목이 있을 뿐이었다.


카타니아 중심거리의 가장 아래에는 파시니 공원이 있다. 노인들이 줄지어 앉아있는 공원이다. 한켠에서는 한창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저녁 시간까지 아직 넉넉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일식집을 찾아간다. 시칠리아에는 한국 음식점이 없으니 대신 일식을 먹기로 했다. 회와 초밥을 하나씩 주문했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이곳 사람들에게 맞춰서 와사비를 아주 조금만 주고 초밥에도 와사비가 들어있지 않았기에 와사비를 더 달라고 해서 적당히 먹었다.


일식집에 적당한 술이 없어서 숙소에 가서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지나가면서 눈여겨봤던 감자칩 가게네 들러서 닭튀김과 감자튀김을 하나 사간다. 역시 맥주 안주라면 치킨이지.


시라쿠사 다음으로 도착한 카타니아는 시라쿠사보다 더 지저분한 인상이다. 뒷골목의 지저분한 시장 골목으로 다녀서 그런 듯하다.


내일은 에트나 화산 투어를 간다. 카타니아는 에트나 화산에 가장 가까운 대도시이기 때문에 에트나 화산 투어 상품의 대부분이 카타니아에서 출발한다. 이미 하와이에서 화산 투어를 경험했지만 하와이와는 다른 느낌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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