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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an 16. 2024

자전거로 동해 한 바퀴

동해시 자전거 타기

2023년 6월 10일 동해시


한참 동안 경북에서 돌아다녔으니 오늘은 동해시로 간다. 울진 바로 위가 동해 삼척이니 그게 그거 같지만 어쨌든 행정구역이 다르다. 동해시도 지난번에 다녀온 울진과 마찬가지로 태백산맥 바로 아래 좁은 땅에 모여 있으니 울진과 비슷하게 코스를 구성해 본다. 



오늘은 오르막길이 좀 있다. 처음에는 백복령 올라가는 42번 국도로 달리다가  딱 중간 지점에서 옥계로 빠진다. 두 번째의 낮은 고개는 옥계에서 정동진 넘어가는 밤재다. 그리고 짧지만 가파른 정동진 쪽 해안도로 오르막길만 넘으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순환 코스라 어디서 출발해도 비슷하겠지만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려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가장 재미없는 구간인 동해 시내를 먼저 달리기로 한다. 그렇다면 출발지로 묵호항 공영주차장이 적당하다.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일단은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 가지만 길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는 모르겠다. 동해시의 뒷골목 유흥가를 지난다. 이 골목을 피해서 묵호역 앞으로도 갈 수 있지만 오히려 큰길 쪽을 피하고 싶으니 이리로 간다. 


샛길로 이리저리 달려보지만 결국엔 큰길인 해안로로 나가서 차들과 함께 도로를 달리거나 엉망인 보행자겸용 도로를 달려야 한다. 


이렇게 안 좋은 길을 고생스럽게 달리면 멋진 풍경이 나타났으면 싶지만 여기선 동해항의 공장지대가 나타난다. 개인적으로는 동해안 자전거길 최악의 구간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일단 여기서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앞으로 백복령 가는 길에는 식당이 전혀 없을 것이라 역 근처에서 뭐든 먹고 가야지 하고 둘러봤더니 오래되어 냄새나는 지저분한 식당들만 있다. 편의점에서 간단히 아침을 때우고 동해역 앞에서 살갑게 구는 고양이 녀석을 쓰다듬어주고 다시 출발한다. 


동해항에서 북평교 다리를 건너면 매달 3일과 8일에 큰 장이 열리는 북평면이 있다. 북평 오일장은 모란장, 익산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오일장이라고 한다. 오늘은 장날이 아니라도 먹을만한 식당이 몇 군데 있는 북평 시장거리에 가서 아침을 먹을 걸 그랬나 보다. 어쨌든 이미 아침을 먹었으니 자전거를 타야 한다. 북평교에서 동해시의 하천인 전천의 자전거길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전천 자전거길은 이번에 처음 달려본다. 좀 낡고 관리가 안된 길이지만 달릴만하다. 


전천 자전거도로는 무릉계곡 입구쯤에서 끝난다. 여기서 무릉계곡 쪽은 막다른 길이니 42번 국도 쪽을 따라가야 한다. 그대로 길을 건너서 하천의 좌안으로 달린다. 무릉계곡은 경치가 좋아 한 번쯤은 등산으로 가볼 만한 곳인데 무리해서 두타산 정상까지 갔다가 엄청 힘들었던 적이 있다. 


42번 도로 옆 샛길을 따라가면 결국 소비교차로에서 42번 도로와 합쳐진다. 


이제 42번 도로를 달려야 하지만 이 도로는 백복령을 넘어 임계로 연결되는 길이라 차량 통행이 적다. 


백복령으로 가는 길이니 오르막길이다. 길고 완만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백복령 오르막길의 딱 중간쯤에 옥계로 가는 샛길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샛길로 간다. 


샛길로 들어가니 이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벌채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올라오는 자전거팀도 만난다. 


긴 내리막길을 쭉 내려가면 그대로 옥계에 도착한다. 


동해고속도로의 옥계 톨게이트를 지나 7번 국도를 잠깐 타고 북진하다가.... 


낙풍2 교차로에서 왼쪽 샛길로 올라가면 7번 국도를 벗어날 수 있다. 그대로 7번 국도로 가면 터널로 연결되니 꼭 빠져야 한다. 


7번 국도를 벗어나면 밤재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밤재는 지금은 동해2터널이 생겨 차량 통행량이 뚝 떨어진 7번 국도 옛길로 7번 국도 구간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정상에는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휴게소까지 있다. 


길바닥에 무언가가 움직이길래 쥐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쥐는 쥐인데 두더쥐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헤매다가 기진맥진해 있다. 농부들에게는 백해무익한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이 근처에는 논밭이 없으니 살려줘도 괜찮겠지... 잡아다가 숲 속에 놓아준다. 


조금 더 올라가니 강동면으로 넘어가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가 밤재 휴게소가 있던 밤재 정상이다. 


이제 쭉 내려가면 정동진이다. 


7번 국도 동해대로를 지나면 일방통행길로 나뉘어 동해선 기찻길 아래를 지나간다. 옆에 흐르는 개천은 정동진천이다. 이름 그대로 정동진으로 흘러가니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정동진 해변 방향의 이정표가 있다. 그대로 우회전해서 정동진천만 따라가면 정동진 해변이 나온다. 


정확히는 길 끝에서 차량은 못 들어가는 자전거길로 들어가면 된다. 


데크길을 쭉 따라가면 정동진역이 딱 나타난다. 서울에서 딱 동쪽 끝에 있는 곳이라고 정동진이라 하였다는데 그런 상징적인 의미 때문인지 드라마의 영향인지 해돋이 보러 많이들 오는 곳이다. 


꽤 오랜만에 오는 듯한 느낌의 정동진이다. 사람도 은근히 많다.  


북쪽으로는 정동진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정동 포구가 보인다. 언덕 위의 배 모양 호텔도 독특하다. 


편의점에서 잠시 멈춰 느긋하게 쉬어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쉬었으니 여기서 충분히 쉬어준다. 다만, 출발하자마자 나타나는 급경사 오르막길은 조금 괴롭다. 


이제 정동진부터 옥계 입구까진 꽤 괜찮은 해변길이 펼쳐진다. 오늘 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옥계에서 망상까지는 바다 옆으로 붙어서 가는데도 바다가 잘 안 보이는 길이다. 


바다 옆으로 동해선 기찻길과 7번 국도 사이에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바다도 안 보이고 7번 국도의 쌩쌩 달리는 차들은 위협적이진 않은데 시끄럽다. 


조금 급한 경사로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다. 여기서 7번 국도를 따라갈 수도 있지만 국도는 빨리 벗어나는 게 최고다. 


동해선 기찻길 밑으로 통과하면 망상해수욕장이다. 


바다를 보면서 달리다 보면 동해 시내로 들어가게 된다. 


도째비골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여기도 도째비골과 묵호등대 그리고 근처의 아기자기한 산동네가 있어 구경할 것이 많으니 한 번 정도는 가볼 만한 곳이다. 도째비골을 지나면 바로 묵호항이다. 


묵호항 근처의 유명한 분식집에서 요기를 한다. 여긴 가격도 적당한데 맛있는 집이다.  오늘도 생각보다 재미있는 코스를 잘 달렸다. 북평 쪽에서 출발했으면 동해 시내의 맘에 안 드는 구간을 마지막에 달렸을 테니 묵호항에서 출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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