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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 Nov 21. 2019

표현에 서툰 남자와 행복하게 연애하는 방법

무뚝뚝한 남자친구, 그 자체로 행복하기 위한 사랑의 판단기준

문득 남자친구의 성향이라는 것은 랜덤 뽑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다! 싶어서 쏙 뽑아서 선택했더니 표현왕 애교남이었다던지, 무뚝뚝 츤데레남이었다던지. 만나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이거죠.  당신의 남자친구가 알고보니 무뚝뚝한 성향의 남자라서 표현을 잘 안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 드렸듯이 이제는 남자라는 동물을 이해하고 알아주리라 마음먹었다고 칩시다. 근데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니까 아는 동생 남친이 아무 날도 아닌데 꽃과 선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댓글에는 서로 사랑한다고 난리입니다. 아는 동창 남자애는 여자친구 사진으로 피드 도배를 합니다. 너무 사랑스럽다는 멘트와 함께요. 아놔... 술 먹느라 연락 안 되고 있는 내 남자친구. 갑자기 외롭고 서러운 기분이 듭니다. 이 짜증. 참아야 하나요? 무뚝뚝한 남자친구를 만난 내탓이다... 팔자려니 하면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게 참아지나요? 절대 아닙니다. 무조건 티가 납니다. 삭히는 스타일의 여자는 여자대로 쌓이다가 한 번에 펑 터질 것이고, 바로바로 못 참고 말하는 스타일의 여자는 여자대로 한마디 꼭 하게 되어있습니다. 너만 안 하냐? 나도 안 한다! 쌍방 무뚝뚝으로 흘러갈 수도 있겠죠. 근데 이거 내가 원하던 연애 맞나요? 그런 생각에 다시 또 화가 차오릅니다. 분노에 쌓인 여자친구의 태도에 남자친구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뭘 어쨌다고? 지금 다른 남자랑 나랑 비교하는 건가? '화'라는 감정은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금방 전달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불쏘시개와 같아서 상대방의 마음에도 '화'라는 감정을 순식간에 만들어 냅니다. 파국인가요? 네. 자칫하면 또 파국입니다.


<표현해야만 사랑인가? 사랑의 여러 증거들 찾기>


연애를 할 때 사랑이라는 절대적 조건과, 성향이라는 부수적 조건이 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연애를 종료하면 됩니다. 성향은 맞고 틀리다의 문제라기보다 서로 다른 것이기에, 성향이 서로 맞으면 연애가 더 편안할 것이고 서로 다르다면 조율이 필요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자꾸만 남자친구의 무뚝뚝한 성향때문에 사랑을 의심합니다. '이렇게 표현을 안 한다고? 나를 사랑하는 건 맞아? 나를 사랑한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거야, 식은 게 분명해!' 갑자기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빙의된 여자는 온갖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사랑은 강요할 수 없어... 그는 날 이만큼밖에 사랑하지 않는 거고... 하 비참하다 내 연애...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슬픈 노래를 찾아 듣습니다.... 근데 이거, 지금 확실한가요? 당신의 남자친구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지, 사랑하는지를 성향으로 판단하면 되는 거 맞나요?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성향은 연애의 부수적 조건, 즉 맞춰가는 것입니다. 서로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조율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두 개의 삐뚤빼뚤한 퍼즐이 잘 맞춰질 수 있도록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단, 절대적 조건인 사랑이 남아있다면요.


당신의 남자친구가 당신을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제 대답은 '이미  자신이 알고 있다'입니다. 사랑은 감정입니다. 감정을 주고받는 상대방만이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기준에는 정확한 지표가 없습니다. 내 마음에 그의 사랑이 느껴진다면,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겠죠.


찬찬히 그의 사랑을 느껴봅시다. 어떻게요? 손끝부터 발끝까지 오장육부 온몸의 감각기관을 총동원해서요. 그의 눈빛, 그의 목소리, 말투, 나를 대하는 태도, 손을 잡았을 때의 감촉.... 모든 것을 느껴봅시다. 여러분이 사랑을 느낀다면, 분명 그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초등학생같이 서툴지만 가끔씩 튀어나오는 그만의 사랑방식을 느껴봅시다. 매일 물어보는 '밥 먹었어?' '밥은?' 하는 질문에서 무심한 듯 챙겨주는 그의 마음을 읽어봅시다. 단체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내 불판 앞에만 자꾸 쌓이는 것 같은 삼겹살에서 그가 구워 준 사랑을 느껴봅시다. 셀카를 보내면 '쫌 잘 나왔네 이번엔' 하는 무심한 말투에서 화만 내지 마시구요. '울 오빠는 표현방식이 서툴구나' 한 번 더 내 남자를 알게 되는 순간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성에 안찬다면? 표현받고 싶다면?>


이해만 하다가는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달달하게 표현해주는 남자친구'인데 왜 이해만 해야 되나요? 맞습니다. 이해만 하면 안 됩니다. 참으면 병이 나고, 원하는 대로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이상한 방향으로 탈이 납니다. 부수적 조건은 서로 맞춰가고 조율해 가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다음 포스팅에서는 무뚝뚝한 남자친구, 표현에 서툰 남자친구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당겨오는 법에 대해서 설명드릴게요. 모두 행복한 연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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