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호 Nov 23. 2020

저도 잘 몰라요.

같이 일을 잘 하는건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빠른 결정과 회고인것 같아요. 

코칭을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결정을 굉장히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뭘 해야 하는데?" 에 집착하고, 지금 당장에 결정에 집착한다.


 그리고 어떤 컨텍스트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서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날 수 있어 어떻게 적용하시는지에 따라 다르다 라고 말씀을 드려도, "알겠고, 묻는 것에 대답해 주길 바란다."라는 다분히 실망스러운 업무 방식을 보는 상황도 마주하게 된다. (뭐... 사람이니 이해는 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한두 시간만 개발해 주면 될 것 같은 기능인데,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개발하지 못해 고객들에게 너무나 많은 민원이 들어와 운영팀에서 주말 내내 고초를 겪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저도 잘 몰라요."라고 할 수밖에 없다. 컨텍스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역시 모호하다.   

개발자가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한게(또는 안한게) 문제인가?

운영팀이 주말 내내 고초를 겪은 게 문제인가?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기엔, 내가 느낀 문제는 둘 다 아니다. 


 내가 느낀 문제는, 제품을 만들면서 나온 결정들이 팀 또는 개인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로 이어진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우리가 오늘도 일하고 있는 회사라는 집단은 극단적인 이익집단의 결정체다.

조직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최대 효용으로 귀결되기 위해 기업은 최선의 결정을 그때그때마다 유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그 결정이 기업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결과 라는 것을 서로가 이해해야 더 건강한 이익집단으로 남을 수 있다. 이런 이익집단 안에서 "두시간만 노력해주면 할 수 있는 개발을 하지 않았다는 개발자"는 자신 또는 조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이득이 되는 결정으로 업무를 한 것이고, 그 결정이 모두에게 설득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건 개인이 이기적인 결정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어떤 이유로 그 결정을 했는지 나는 모르기 때문에  

진짜 그 일이 두시간 만에 끝나는 일인지 모르고 (진짜 실무자만이 알 수 있겠지?)

그 결정이 잘못된 건지 알지 못하고 (그 시간에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일을 수행을 했는지 알 수 없으니)

어떤 다른 대안들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해 보진 않을까?)

그 어떤 해결책도 만들어 낼 수 없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건 상황에 대한 분석과 다음에더 잘할 수 있도록 액션 아이템을 도출하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게 가장 우선의 업무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일하고 있는 조직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1. 지금 해당 업무의 우선순위와 작업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의 컨텍스트를 확인하고

2. 컨텍스트를 확인했을 때 이해되지 않는다면 우선순위 조정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고

3. 전반적인 상황이 이해 된다면, 지금 개발을 진행하지 못한 이유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4. 언제 어떤 식으로 개선을 할지에 대한 추후 계획을 찾고, 지금 당장 내일 할 일들을 준비한 후
(민원이 올 경우를 대비, 대응 가이드 준비라든지, 운영정책 변경이라든지, 사전고지라든지 등등)

5. 운영팀과 같이 주말에 민원을 해결하는 방법을 택할 것 같다.


이렇게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1. 개발자가 진행하지 못하게 된 사유룰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깨질 수 있는 신뢰를 깨지지 않도록 막고,

2. 앞으로의 계획공유로 이해관계에서의 필요한 부분을 공유하고 아직 더 찾지 못한 위험요소를 찾고,

3. 완전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함께 해결할 힘이 됨으로써 조직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같다.

 그리고 이역시도 내가 생각하는 답이 모든 조직에 맞는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지금까지 생각한 마이웨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항상 "저도 잘 몰라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다소 감성팔이가 된 것 같지만, 이게 가장 나다운 결정인 것 같다)




 항상 말씀드리고 싶은건...

저도 진짜 잘 몰라요. 어떤 상황과 어떤 컨텍스트에서 우리가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을진 진짜 그 상황이 되어봐야 하는 거고, 빠르고 명확한 결정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린하고 애자일하게 일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역경을 헤쳐나가고 복기를 함으로써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조직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찾는 것이 많은 기업에서 이야기하는 "조직과 개인의 동반성장"의 방향이 되리라 생각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PM과 PO는 문서화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