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sed - The Taste Of Ink

This could be my chance to break out

by 김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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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R과 쌍벽을 이루는 이모코어의 쌍두마차가 있었으니 그들이 더 유즈드다. 'The Taste of Ink'는 동명의 데뷔 앨범 < The Used >에서 두 번째로 커트된 곡이지만 지금은 메이저의 뒤안길에서 조용히 활동하고 있는 밴드를 대표하는 곡으로 지금까지도 자리하고 있다. 머나먼 나라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싱글. 마이 케미컬 로맨스가 프런트맨 제러드 웨이 때문에 귀공자의 느낌이 있었다면 더 유즈드는 감성은 비슷한 주제에 잭 블랙스러웠던 버트 맥크라켄의 좀 더 막 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버트 맥크라켄은 달콤한 목소리와 함께 파괴적인 그로울링까지 잘 구사했던 재능꾼. 속칭 '잉크 맛'의 매력 포인트 80%는 아마 이 목소리에서 나왔을 것이다. 쨍-쨍 하는 불협 파워 코드와 함께 등장하는 날 선 보컬은 처음부터 텐션을 한껏 높이고 마음 깊은 곳 반항과 저항심에 불을 붙였다. 이상하게 이 노래는 훅보다 인트로가 훨씬 기억에 남는다. 떼창을 유도하는 후렴 부도 인상 깊었지만, 여기까지 다다르는데 먼저 그 시작부가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던 탓이다.





비주얼부터가 마이 케미컬 로맨스같이 마냥 귀엽지만은 않겠구나, SUM41처럼 막 나가는 펑크 키드는 또 아니구나 싶어서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더 유즈드는 이모코어 밴드였지만 당대 등장했던 지미 잇 월드, 굿 샬럿, 폴 아웃 보이와 같이 하나의 틀에 꽉 막혀있지는 않았다. 물론 50만 장이나 팔려나가면서 밴드의 이름을 알린 < In Love And Death >부터는 좀 이상해지긴 했지만. 그 시절 밴드들은 얼터너티브라는 큰 물 안에서 뭐든 다 해보려다 결국 멜랑꼴리와 우울, 자살, 자기혐오 등으로 수렴되었는데, 좀 더 예민하고 보다 까칠했던 친구들이 더 유즈드를 들었던 것 같다.


그 팬 중에는 나도 있어서(...), 지금 돌이켜보면 왜 내가 그들의 정규 앨범 네 장을 다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길이 없다. 몇 년 후 엄청 후회하긴 했지만 당시 1집부터 4집까지 다 손에 넣었다는 성취감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좋은 노래도 많았고 더 좋은 밴드도 많았으며 더 완성도 높은 앨범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요즘은 더 유즈드라는 밴드가 존재하는지도 모를 테다. 중고 CD점을 뒤져도 찾기 어렵다. 이름을 따라간 슬픈 밴드라고도 생각되지만, 한 시절의 기억을 차지하고 있는 밴드기에 잊어버리진 못할 것이다. 유즈드 얘기는 몇 화 더 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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