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음악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글로벌 숏폼 플랫폼
2017년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글로벌 숏폼(Short Form,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먼저 숏폼 시장을 개척한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배경 음악을 설정하고 15초에서 53분 길이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하는 틱톡은 현재 글로벌 유저 10억 명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틱톡을 처음 접한 것은 2019년이다. 당시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앱을 설치했던 것이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 로디 리치(Roddy Ricch),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제시의 ‘눈누난나' 챌린지 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타고난 몸치라 차마 영상을 찍어 업로드할 용기는 나지 않았지만, 틱톡을 통해 사회 문화적 동향을 읽고 내일의 스타를 예측해보는 과정은 여전히 흥미롭다. 틱톡의 성공 이후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등 다양한 숏폼 플랫폼이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틱톡을 자주 살피는 이유다.
음악계는 글로벌 숏폼(Short Form,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막강한 영향력을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있다. "틱톡의 다음 희생양은 스포티파이가 될 것이다" ('더 허슬'), "틱톡은 어떻게 음악 산업을 바꾸고 있나" ('인사이더') 등 예측이 쏟아진다. 무명의 신예들은 틱톡에 신곡을 발표하며 대중의 반응을 관찰하고, 베테랑 뮤지션들은 과거의 히트곡에 맞춰 춤을 추는 젊은 세대를 목격한다.
2021년 틱톡이 공식 뉴스룸에 공개한 뮤직 리포트를 살펴보면 현재 음악계에서 틱톡이 행사하는 영향력과 위상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한 해에만 틱톡에서 바이럴 히트를 기록한 노래 중 175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했다. 미국 틱톡 사용자의 75%가 틱톡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접하고 63%가 전에 들어보지 못한 신곡을 듣는다.
67%의 사용자가 틱톡에서 찾은 노래를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찾아 듣는다고 응답했다. 이에 맞춰 해외 유명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플랫폼 내부에 틱톡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며 음악 산업에 대한 틱톡의 영향력을 각인한다. 틱톡 히츠(TikTok Hits), 틱톡 트렌드(TikTok Trends) 등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틱톡에서 유행한 노래뿐 아니라 틱톡의 브랜드 콘셉트와 맞는 음악도 확인할 수 있다.
틱톡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르가 바로 케이팝이다. 틱톡 뉴스룸의 '2021 틱톡 인포그래픽'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틱톡 내 케이팝 영상 생성 수는 9억 7,870회를 기록했고, 그중 글로벌 마켓 비중이 92.9%에 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케이팝 향유 및 홍보 수단으로 틱톡이 효과적인 플랫폼임을 입증해 보였다. 틱톡이 케이팝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틱톡 트렌딩 음원 유형으로는 과거 인기 곡을 새로운 트렌드로 만드는 '명곡의 재조명', 팬 크리에이터가 아티스트 음원을 활용해 유행을 이끈 '내 가수는 내가 띄운다', 아티스트의 프로모션 없이 인기를 얻은 '소리 없이 강하다', 콘텐츠와 사회 유행을 연결 지은 '문화 트렌드와 틱톡의 스파크' 등이 제시됐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케이팝 틱톡 바이럴은 2020년 래퍼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다. 중독성 있는 간단한 춤을 곁들인 이 챌린지는 선풍적인 유행을 이끌며 2020년 연간 가온 디지털 차트, 다운로드 차트, 스트리밍 차트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무노래' 챌린지는 글로벌 유저들에게도 화제를 불렀는데, 특히 지난해 12월 23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주연 배우 릴리 콜린스와 애슐리 박이 시즌 2 론칭과 함께 ‘아무노래’ 챌린지에 참여하여 큰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컴백 프로모션, 곡 홍보 등을 위해 틱톡 챌린지를 만들어 홍보를 진행 중이다. 틱톡도 적극적으로 케이팝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며 글로벌 케이팝 유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틱톡은 MBC 케이팝 라이브 웹 콘텐츠 채널 이츠 라이브(It's Live)와 함께 '이츠 라이브 오리지널 위드 틱톡(it's Live Original with TikTok)'을 출시하며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1년은 2020년부터 틱톡에서 계정을 만들어 활동해왔던 한국의 케이팝 댄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해였다. 엠넷의 히트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한 댄서들은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한 아이키, 18만 명의 허니제이 등 방송 전부터 틱톡을 통해 팬덤을 확보하고 있었다. 유튜브로 출발한 땡깡은 2021년의 시작과 함께 틱톡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유명 케이팝 그룹이 컴백과 동시에 찾는 유명 바이럴 크리에이터로 자리 잡았다.
틱톡은 2017년 개발사 바이트댄스가 미국의 15초짜리 립싱크 중심 플랫폼 뮤지컬리를 인수하면서부터 음악계 영향력을 넓혀 왔다. 틱톡의 위력을 세계에 알린 결정적인 계기는 2019년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18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래퍼 릴 나스 엑스의 노래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였다. 소셜 미디어에 짧은 영상을 올리던 인터넷 스타 릴 나스 엑스는 '올드 타운 로드'를 통해 당시 카우보이 복장을 입고 춤을 추는 '이햐 챌린지(Yee Haw Challenge)' 유행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 음악 시장에서 틱톡은 히트곡의 산실로 자리 잡았다. 래퍼 로디 리치는 2019년 발표한 노래 '더 박스(The Box)'로 틱톡 챌린지를 이끌며 빌보드 싱글 차트 11주 연속 1위 진기록을 세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명기를 겪던 래퍼 도자 캣이 스타로 거듭난 곳도 틱톡이었다. '주시(Juicy)'에 이어 '세이 소(Say So)' 챌린지를 이끈 도자 캣은 현재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 '우먼(Woman)' 등 히트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가장 뜨거운 팝스타로 거듭났다.
신인 가수들에게 틱톡은 새롭고 강력한 홍보 창구로 기능한다. 최근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뮤지션들은 대부분 틱톡에서 반응을 이끌어낸 경우가 많다. 2021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 '스테이(Stay)'의 주인공, 2003년생 래퍼 더 키드 라로이도 틱톡에서 인기를 쌓았다. 2021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밴드 모네스킨은 'Beggin'' 영상으로 틱톡 바이럴을 일으키며 미국 시장에 본인들의 이름을 새기는 데 성공했다.
2021년과 2022년의 시작을 알린 새해 첫 히트곡도 틱톡에서 나왔다. 틴에이지 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지난해 발표한 데뷔곡 '드라이버스 라이선스(drivers license)'가 틱톡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단숨에 슈퍼스타로 거듭났고, 이후 정규 앨범 '사우어(SOUR)'와 히트곡 '굿 포 유(good 4 u)'를 선보이며 신인 가수 최초로 빌보드 '올해의 여성'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틱톡 28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캐나다의 18세 싱어송라이터 로렌 스펜서 스미스의 노래 '핑거스 크로스드(Fingers Crossed)'가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빌보드 싱글 차트 19위, 영국 싱글 차트 4위에 올랐다.
대표적인 틱톡 신예 발굴의 장은 ‘오픈 버스(Open Verse)’ 챌린지다. ‘오픈 버스'는 틱톡 크리에이터가 만든 반주에 멜로디를 더해 노래를 완성하는 챌린지로, 가수가 노래를 부르다 타인과의 듀엣을 가정하고 반주만 남긴 채 마이크를 넘겨 참여를 유도하는 형식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오픈 버스’ 챌린지가 음악계의 새로운 유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싱어송라이터 새디 진(Sadie Jean)의 ‘왓유두 나우(WYD Now?)’다. 대학생 싱어송라이터였던 새디 진이 틱톡에 자신의 노래 일부를 공개하자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고유의 스타일대로 곡을 재해석하여 영상으로 업로드했다. 인기 래퍼 릴 야티(Lil Yachty)의 참여가 인기를 끌었고,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가 새디 진의 틱톡 계정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새디 진은 ‘왓유두 나우'를 지난해 12월 10일 스트리밍 서비스에 공식 발표하며 성공적인 음악 시장 데뷔를 일궜다.
지금 이 순간도 오픈 버스 챌린지가 활발하다. 신인 스테이시 라이언(Stacey Ryan)의 ‘돈 텍스트 미(Don’t Text Me)’ 챌린지, 싱어송라이터 샐럼 일리스(Salem Ilese)의 ‘PS5’ 챌린지가 인기다. 특히 ‘PS5’ 챌린지의 경우 세계적인 물량 부족 현상을 겪는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위태로운 연인 관계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현실적인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지난 23일 원작자 샐럼 일리스와 빅히트 뮤직 소속 케이팝 보이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세계적인 DJ 알란 워커(Alan Walker) 가 함께한 음원으로까지 공개됐다.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가수로 데뷔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팔로워 1억 3천만 명을 보유한 틱톡의 슈퍼스타, 지난해에만 209억 원 수익을 올린 찰리 다멜리오(Charli D'amelio)의 언니 딕시 아멜리오(Dixie D'amelio)가 '비 해피(Be Happy)'를 발표하며 가수 데뷔를 이뤘다. 8,30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틱톡 크리에이터 에디슨 레이(Addison Rae) 역시 '옵세스드(Obsessed)'라는 곡으로 음악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중 주목할 틱톡 크리에이터는 8,200만 팔로워를 보유한 필리핀계 미국 가수 벨라 포치(Bella Poarch)다.
틱톡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벨라 포치는 지난해 5월 실력 있는 신예 프로듀서 서브 어반(Sub Urban)이 작곡한 '빌드 어 비치(Build a B*tch)'라는 곡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했는데, 뮤직비디오 업로드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600만 회를 돌파하며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현재 ‘빌드 어 비치'는 유튜브 조회수 조회수 3.6억 회를 기록 중. 벨라 포치의 사례는 틱톡의 음악이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타 플랫폼에서도 바이럴을 부를 수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베테랑 뮤지션들도 틱톡을 통해 '역주행'의 주인공이 된다. 저명한 밴드 플리트우드 맥은 2020년 한 청년이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며 스케이드보드를 타는 영상을 틱톡에 업로드한 덕분에 1977년 발표한 앨범 '드림스(Dreams)'의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이외에도 디스코 그룹 보니 엠의 '라스푸틴(Rasputin)', 조지 마이클의 '케어리스 위스퍼(Careless Whisper)', 펑크(Funk) 그룹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렛츠 그루브(Let's Groove)' 등이 2021년 틱톡 바이럴에 힘입어 역주행을 기록했다.
거장들도 틱톡 활용에 열심이다. 올해 틱톡 계정을 개설하여 97만 명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비틀즈는 피터 잭슨의 '비틀즈 : 겟 백' 다큐멘터리 홍보를 위해 다수의 숏폼 콘텐츠를 제작했다. 40년 만에 새 정규작 '보이지'로 돌아온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 역시 앨범 공개 전 틱톡 계정을 만들어 200만 구독자를 확보했다.
새 시대의 스타부터 역주행과 케이팝 히트까지. 틱톡은 문장 그대로 음악 산업을 바꿨고, 또 바꿔 나가는 중이다. 창작가들은 시대의 유행을 영민하게 포착하여 전 세계 Z세대를 춤추고 노래하게 만들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아티스트와 팬, 대중의 사이를 재치 있는 시각으로 연결한다.
틱톡 앱을 켤 때마다 어떤 흥미로운 유행이 발생할지, 또 어떤 크리에이터가 슈퍼스타로 거듭나려 하는지를 기대한다. 인기 케이팝 스타들의 재치 있는 콘텐츠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능동적인 바이럴 시대의 소비자들이 히트곡의 기준을 새로 정의하고 있다. 2022년 대중음악의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틱톡 문법의 이해는 필수 전공과목이다.
*본 콘텐츠는 틱톡으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