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체크, 에이브릴 라빈, 250
본 원고는 발간 예정이었던 빌보드 코리아에 기고한 내용이었으나 발행이 지연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먼저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정민재 음악평론가가 추천한 '2022년 1분기 추천 앨범'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종종 글렌체크가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룹이라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긴 시간 동안 유행에서 한 발짝 앞서가며 한국에서 가장 쿨한 음악을 만들어온 이들은 이제 자연스러운 연륜까지 손에 넣었다. 9년 만의 새 정규 앨범 'Bleach'엔 당신이 기대하는 '힙한 음악'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펑크 록 키드들과 힙합 마니아,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팬과 현재 얼트 팝 리스너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출 수 있는, 기막힌 균형 감각의 공존 지대.
에이브릴 라빈이 돌아왔다. 부침이 깊었던 최근 커리어를 일신하겠다는 듯 커리어 중 가장 힘차게, 또 강하게 노래하는 일곱 번째 정규작과 함께다. 팝 펑크 부흥을 이끄는 모드 선과 트래비스 바커가 앨범에 참여해 '그 시절' 사운드를 생생히 재현하고, 세월을 비켜가는 에이브릴 라빈은 전성기 모습 그대로 무대를 휘젓는다. 로우 라이즈 팬츠를 입고 스케이트보드를 챙긴 다음, 낡은 컨버스 하이를 신고 앨범을 한껏 크게 틀어보자. 새천년 록스타의 귀환!
5년 전 처음 만난 프로듀서 250은 ‘뽕’을 찾고 있었다. 전국 방방곡곡 고속도로, 카바레, 시골 장터와 사교 클럽을 방문했고 수많은 무명의 장인들을 찾아 가르침을 청했다. 무성한 소문 끝에 ‘뽕의 순례자’는 마침내 정규작 [뽕]으로 그만의 해답을 제시한다. 앨범은 당신이 생각하는 ‘뽕’일수도 있고, ‘뽕’이라 부르기엔 성이 차지 않는 작품일 수도 있다. 개념에 얽매이지 말자. 한국에서 태어난 당신의 DNA를 자극하면서도 생경한 감상을 은유한다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욕망, 고독, 구도… 모든 것이 꿈, 아니 [뽕]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