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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온 Apr 13. 2024

휴학 결정 이후 확정까지

어.. 휴학이 이렇게 쉽다고요?

휴학하는 과정은 의외로 쉽고 빠르게 진행되었다.

가족과는 이미 입원 이야기를 꺼낸 순간부터 휴학은 정해진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얼마의 치료기간이 필요한지 모르니까. 그 당시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던 나는 자취방을 어떻게 처리할지 가족과 논의를 하고, 입원 날에 맞추어 짐을 빼기로 했다. 수도세가 따로 나가지 않고 혼자 살기 좋은 집이었는데 아쉬웠다. 아,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 좀 힘들었다.


정작 문제는 뭐였냐면, 당장 일주일 후가 개강이었다는 거다. 하루라도 빨리 휴학을 해야 행정상으로 서류상으로 꼬이는 게 없었다. 그래서 엄마와 휴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통화를 마치고 담임교수님께 전화드렸다.


여보세요. 교수님. 제가 정신병원에 입원해서 휴학을 해야 된대요.


물론 정말로 앞뒤 다 떼어놓고 이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말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담임 교수님은 이미 내가 우울증이 있다는 것도, 자살시도를 했었다는 것도 알고 계신 분이었다. 전화 드리고 1시간 후 만나 뵙기로 약속을 잡았다.

사실 교수님께 전화 드리기 전까지는 쫄아 있었다. 학교 내에서 우리 학과는 담임교수님과 학과장 교수님께 휴학 허가를 받기 정말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학과장님과의 면담에서 울면서 나오는 학생이 있을 정도였다.


근데 갔을 때 담임 교수님은 내가 입원한다니 엄마랑 통화 한 건 하시고 허락 사인을 해주시고, 학과장님은 찾아뵈었을 때 통화 중이셔서 담임교수님이 써둔 소견만 읽으시고 바로 사인해주셨다. 어리둥절했다. 뭐, 울고불고 난리 치는 기싸움을 기대한 건 아니다만 이렇게 한순간에 휴학이 된다는 것에 대한 허무감이 컸다.

그렇게 나에겐 1년이라는 휴식기가 생겼다. 두둥. 사실 이 기간 내내 입원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적당히 요양하다 질리면 퇴원 후 집에서 가정요양을 하며 심신을 달랠 예정이었다. 물론. 의도치 않게 상황은 흘러갔지만 이 이야기는 차차 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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