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학원) 보내고 있는 현직 초등교사의 선택 기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 입학 설명회 시즌이 돌아왔다. 각자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을 위해 설명회나 주변 지인들,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구하고 의견을 얻기에 분주하다.
수년간 사립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수업한 입장에서 수백명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직접 만났다. 그 중 영어유치원을 나왔거나, 혹은 나오지 않은 각자의 입장에서의 고민을 들었다. 처음엔 영어유치원을 나온 것이 큰 변수로 작용하지만, 졸업할 즈음에는 초등 6년의 시간동안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크게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보았다. 흔히 말하는 Top 실력으로 꼽히는 아이 중에는 리터니(귀국)나 영유 출신들도 많았지만, 학교에 들어와 ABC부터 처음 접한 아이도 있었고, 엄마표로만 영어를 접했지만 모국어 독서에 집중한 아이도 제법 있었다. 영유를 나와도 초등 3학년을 기점으로 5학년 즈음에는 모국어 실력이나 독서 습관, 학업 충실도 등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절대적 기준은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해왔다. 게다가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하는만큼, 초등학생 이상 성인이 되어서까지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나 다듬어갈 수 있는지 체감하기에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래서 5살에는 망설임없이 누리과정을 충실히 하고 싶어 집 근처의 일반 유치원을 보냈고, 숲체험, 몬테소리, 영어 프로그램 등 만족도도 높았다. 대신 집에서 목이 터져라 한글/영어책을 함께 읽었고, 영어 원어민 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키즈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재미있는 영상과 영어노래, 양질의 프로그램을 접하게 하여 영어에 꾸준히 노출될 수 있게 하였다. 다행히 아이가 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책읽기와 발표 과정 등을 즐겁게 잘 따라주었다. 간단한 문장 발화까지 자연스럽게 되어 이대로 노력한다면 초등 이후 성인이 될 때까지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였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 내 '3대가 덕을 쌓아야 갈 수 있다는' 일유에도 합격하면서 더더욱 고민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영유로 발걸음을 돌리게 된 건, 남편이 한 말 때문이었다. 공학 분야 연구원으로 대학 시절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영어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다른 공부는 커서도 노력하면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영어만큼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었다'며, '아이만큼은 더 늦지 않게,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추었던 것.
그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선택하기 위해 고려했던 점은 3가지였다.
(일부 강남의 영유에서도 식중독으로 고생한 지인의 사연, 직접 조리하지 않는 급식, 평 남짓 좁고 답답한 교실 환경 등을 두루 검토하여 아무리 학습 효과가 좋다 하여도 우리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해 배제하였다.)
청결하고 균형잡힌 식단
채광이 좋고, 통창으로 탁 트여 쾌적한 환경
아동의 발달단계에 맞는 커리큘럼
(교육 전공자 선생님)
Q. 요즘 학습식 영어 유치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놀이식/절충식/학습식 중 어디를 택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곳은 없다'일 것이다. 택한 곳은 사실 일반적으로 말하는 3가지 영어유치원 분류 안에 든다기보다는, 다른 카테고리로 '몬테소리식'이라고 봐야 맞을 것 같다. 일유 때 아이와 몬테소리가 잘 맞아서이기도 했고, 교육철학이나 방법론 면에서 유아 시기에는 특히 발달수준, 흥미 등의 존중과 영역별 균형있는 발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 하더라도, 아이의 성향에 맞을지, 기관 적응 정도에 따라 각자의 만족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아웃풋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사항이 높아서인지, 학습식 영유에서 다루는 교재도 phonics / critical thinking for math / writing도 다루고 있다.
English Montessori
체계화된 커리큘럼을 기초로 유아의 흥미와 욕구, 발달 수준을 존중하여
일상, 감각, 수, 언어, 문화 영역의 균형 있는 발달을 추구하는 전인 교육 프로그램
Language Arts
영어를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환경 속에서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감각적인 학습 방법으로 개개인의 수준과 단계에 따라 Phonics, Communication, Reading, Writing Skill을 균형있게 습득하는 영어학습 프로그램, 몬테소리 언어영역의 교구를 이용, 몬테소리 방법의 수업이 진행
English Theme Project
월별 주제에 따라 유아기에 꼭 필요한 생활습관 및 인성교육을 기본으로 주제와 관련된 연관개념을 여러 교과목과 융합하여 체험하며 익히고 사고력을 증진하는 통합교과 교육과정
Q. 추후 Writing 아웃풋에 대한 부담은 없나?
7세 여름방학 전후로, 흔히 말하는 아웃풋에 대한 고민으로 이탈하거나 걱정하는 경우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6세 후반부터 초등연계로 보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소근육 발달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데다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아이가 느끼는 흥미를 떨어뜨리게 하고 싶지는 않아 writing에 상대적으로 힘을 많이 쏟고 있지는 않다. 명랑하지만 비교적 차분하게 책읽는 걸 잘할 수 있는 여자 아이여서 그런 부분은 차차 성장하면서 더 키워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있다. 가정에서는 모국어/영어 책 읽기, 영상, homework 위주로 지도하고 있다.
<영어유치원의 4가지 분류>
-놀이식 : 아이들이 영어를 거부감없이 접하도록 놀이와 체험 형식으로 즐겁게 익히도록 노출하는 것에 초점을 둠
-학습식 : 학습결과(아웃풋) 면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으로, 영유 3년차 졸업이면 미국 기준으로Grade 1,2 수준의 학습 결과를 갖음. 주기적인 평가와 숙제, 보상제 등으로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짐
-절충식 : 놀이식과 학습식 영유 운영방식을 절충한 방식 (예를 들어, 5~6세는 학습<놀이와 체험 중심, 6세 후반~7세는 읽기, 쓰기 등 학습식 영어 강화 방법)
-국제학교 킨더 : 우리나라 국제학교에서 운영하므로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외국계 학교 교육과정을 경험해 모국어 습득방식으로 익힐 수 있음. ‘영어’를 언어로 사용하는 일반 유치원으로 전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음
Q. 결국 영어읽기가 관건일텐데, 지수는 어느 정도로 높여야 할까?
영어 사교육 기관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서 아이들의 읽기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절대적 기준은 아님을 명심하자.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초 2-3만 되어도 지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된다. 읽기 능력은 물론 중요하지만, 영어의 4대 영역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이 균형있게 발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도서를 고를 때, 부모 욕심으로 읽기능력 지수를 절대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우선은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책을 선정하고, 그것을 함께 즐기면서 '영어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백쌤 교육정보] SR/AR/lexile
AR지수(Accelerated Reader) : 책에 매겨지는 난이도 점수
미국 르네상스사에서 개발한 독서학습 관리 프로그램으로 '책의 읽기 난이도 지수'를 뜻함
각 영어 도서에 사용되 문장의 길이, 어휘 개수, 난이도 등을 종합하여 책정됨
(ex.AR K : 유치원 수준의 영어도서,
AR 1.6 : 미국 초등학생 1학년이 6개월째 읽을 수 있는 난이도를 의미
AR 2.5 : 미국 초등학생 2학년이 5개월째 읽을 수 있는 난이도를 의미)
https://www.arbookfind.com/default.aspx
SR지수(Star Reading test) : 학생에게 부여되는 읽기 능력 점수
미국 르네상스사에서 만든 읽기 능력 지수로, 책을 읽고난 후 컴퓨터로 테스트 (35문제, 20분)를 풀어
시험 점수에 따라 sr지수가 산정됨
(ex. SR 1.2 : 미국 어린이들의 1학년 2학기에 해당하는 수준의 읽기 실력을 가졌다고 판단)
lexile 렉사일 :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독서능력 수준을 나타낸 점수
미국 교육연구기관 메타매트릭스(metametrics)에서 개발한 영어 읽기 능력 평가 지수
0~2000L 범위에서 10L 단위로 표시, 숫자가 높을수록 독서 능력이 높은 것임
hub.lexile.com/find-a-book/search
Q. Sentence Writing에서 Creative Writing 수준으로 도달하려면 어떻게?
Writing은 가장 높은 완성도가 요구되는 언어의 영역이다. 자연스러운 듣기 노출로 시작해 말하기, 읽기의 영역을 넘어 쓰는 단계로 발전해가는 것이다. 특히 어휘력을 바탕으로 문장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려면 단어를 배열해가며 문장의 뼈대를 이해해가며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 면에서 엄마표나 유치원 모두 쉬운 단계에서부터 공들여 쌓아가는 시간이 중요하다.
<쇼츠영상>
초등교사, EBS 공채강사 엄마가 선택한 영어유치원
백다은
초등학교 교사, EBS 공채 강사 (국어, 수학, 사회, 영어), 재능방송 미래직업 관찰예능 우리아이 JOB 생각 MC (with 가수 별), 플레이런 TV 다같이 도레미 MC, KBS〈명견만리〉, EBS 생방송〈부모〉, YTN〈수다학〉, EBS〈다큐 프라임〉 ‘글로벌 인재 전쟁’, tvN〈창조클럽 199〉방송에서 강연, 수업 시연,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전국 학교, 도서관, 기업체, 교육부 주최 토크 콘서트 등에서 미래 교육의 나아갈 방향과 아이들의 진로와 교육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초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와 초중등 진로교사 연수를 맡고 있다.
쓴 책 : 『내 꿈은 달라』 『꿈씨앗 파노라마』 『백다은의 교육상상』 『두근두근 N잡 대모험』 『2024 미래교육 트렌드(10월 출간 예정)』
“우주 최고의 선생님” “심장이 둑흔둑흔, 학교 갈 때마다 너무 좋아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주말에도 학교에 가고 싶어요.” “내일은 또 ‘몰’해주실까 설레어서 밤에 잠이 안 와요.” “사랑하는 선생님, 지금까지 만난 모든 분들 중 가장 즐겁고 창의적으로 수업해주신 분이에요.” (교원평가 중)
입시 지옥으로부터 해방만을 꿈꾸다 마침내 맞이한 스무 살의 봄, ‘이름 앞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학만 가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다’는 어른들 말씀만 믿었지만, 교육 대학교의 특성상 고등학교 생활의 연장선 같았다.
어릴 적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것을 잊지 않고 작곡과 작사에 도전해 본 것, 온라인 카페에서 우연히 공고를 보고 처음으로 써 본 연극 시놉시스가 대학로 극단 공모에 입선한 일, 비록 최종 합격은 하지 못했지만 타 대학 친구들과 글로벌 탐방 대원이 되기 위한 공모전을 준비했던 일, 유럽 15개국 배낭여행 등 다양한 경험 등 신기하게도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던 일들조차 연결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국어, 음악, 사회, 영어 등 전 교과를 지도하고, EBS 공채 강사가 되어 방송, 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학생들과 만나고, 출판사에서 육아서부터 다양한 책을 출간하고, 아이들에게 사회 시간에 가르쳐준 소셜벤처 경연대회에 직접 도전해 최우수상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남편과 함께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IT 기반의 사회 문제 해결 공모전에 참가해 1,865개 팀 중 최종 결승에 진출해 다양한 분야의 사회 혁신가들과 만날 수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스스로 모든 것이 되는 법을 익혀 풍성하고 깊이있는 진로 교육과 미래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된 데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스무살의 봄에 꿈꾸었던 것처럼, 초등학교 교사라는 본업을 두고 어린이책 작가, MC 방송 진행자, 강연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경험들은 자연스럽게 교육과 또 다시 연결되어 수업 속에 녹아들었다. ‘선생님의 세상이 넓으면 아이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것, 데려다줄 수 있는 곳이 많아진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