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열정’ 한 스푼] 로망부자가 사는 법
버킷리스트 100,
내 인생이니까 내 멋대로
<버킷리스트 100>
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려던 때가 있었다.
탐험가 ‘존 고다드의 꿈의 목록’처럼.
이름이 100(백)다은이니
‘100개 꿈의 목록’을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ㅁ (초등학교 은사님처럼) 산타선생님 되기
ㅁ TV 퀴즈쇼 우승하기
ㅁ 동화작가 되기
ㅁ EBS 방송 진행자 되기
ㅁ 연극 시놉시스 공모전 당선
ㅁ 하와이 화산 라바투어
ㅁ 작곡작사 음원내기
ㅁ 유럽 15개국 배낭여행
ㅁ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원없이 놀기
ㅁ <두근두근 N잡 대모험> N잡러 모험기 에세이 출간하기
ㅁ 사랑하는 사람과 봄날 야외결혼식
ㅁ 드레스와 턱시도 마론인형 만들기
ㅁ 커피브랜드 공모 당선 절친과 유럽탐방
ㅁ 일요일 아침마다 대한극장 조조영화
ㅁ 미래교육 팟캐스트 만들기
ㅁ 여행작가 데뷔
ㅁ 에세이스트 도전하기
ㅁ KBS 명견만리 강연자
ㅁ 부모님과 유럽/호주 효도여행
ㅁ 서울시장님께 책 추천사 받기
ㅁ <백다은의 교육상상> 책 출간하기
ㅁ 피아노 북콘서트
ㅁ 독일 동화가도(메르헨 가도) 여행
ㅁ 광화문 교보문고 출간 기념회
ㅁ 인공지능수학 동화책 쓰기
ㅁ 아기 별자리 도장 만들어주기
ㅁ 교육학 접목한 육아에세이 쓰기
(...)
100개에 가까운 꿈의 목록은 현재진행형이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즐거웠다.
광화문 서점 까페에 앉아 A4 용지 한 장을 놓고
기획안을 쓱쓱 그려내며 혼자, 혹은 같이
작당하는 것만큼 재미난 일도 또 없으니까.
그런데 <버킷리스트 100> 야심찬 출간계획은
시도조차 해보지 않은 채 그대로 접었다.
당시 서점가에는
한 편의 영화같은 인간승리 스토리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장애나 질병과 같은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 중인 삶 그 자체는 듣기만 해도
경외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에 대보자니, 나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애들 소꿉장난마냥
밋밋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돌아보니,
방송이나 강연에서 정작 내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강연계에선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게 할만큼
굴곡진 인생사를 ‘만들어서라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인생의 큰 굴곡없이 살아올 수 있었던 건
개인적으론 운이 좋았고 감사한 일이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송가인 같은 구성진 목소리나
굴곡있고 한많은 강연자의 사연에 귀기울인다는 건
컨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핸디캡 같은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나를 꽁꽁 숨겨두고 있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런 고민을 지인에게 털어놓다가
문득 자연스레
나의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그림이 꽤나 재미있는 거다.
유명한 책 제목처럼
나는 그렇게 ‘나로 살기로 했다.’
사실 나도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세상엔 여전히 하고싶은 일을
찾고있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하고싶다’고 해서 그걸 진짜로 시도해보는
사람도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그렇다 해서 내가 원하는 일들이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To Do List인가?’
들여다보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
내가 한 일들을 이야기하면
‘나도 그거 어릴 때 로망이었는데 정말 부럽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그래, 그거다.
하고싶은 일은 꼭 하고야마는,
나의 사소한 엉뚱함들을 다시 평가해보기로 했다.
평범하고 시시해보이는 일상조차
시트콤처럼 재미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꽤나 근사한 능력이라는 걸 최근에야 재발견했다.
그리고 오늘밤 나는
그것을 이렇게 정의하기로 했다.
상상력 한스푼을 더해
빛나는 나만의 일상을 만드는 힘
<시트콤같은 내 인생>
by 백다은
<고독한 미식가> 뺨치는 글로컬 동네맛집 탐방가에, <천사들의 합창> 시릴로의 순애보를 응원하고, <순풍 산부인과> 정배의 순수함이 늘 보고싶고 그리워 태교까지 순풍으로 했다. <브레드 이발소> 빵 한 조각과 우유에 담은 상상력을 사랑하며, <찰리브라운> 별볼일 없는 찌질한 캐릭터가 언젠가 빛을 보는 뻔해보이는 클리셰도 좋아하고, <노다메 칸타빌레> 엉뚱한 노다메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일상 속에서 켜켜이 쌓아온 타인의 지층들을 발견하는 일이 즐겁다. 조조영화, 돌체라떼 한 잔, 아삭한 사과 한 입에 아침이 기다려지는 소시민.
무의미하게 지나갈 수 있는 일상 속에서
‘달달’ ‘낭만’ ‘상상’ ‘열정’ ‘감동’ ‘엉뚱’
한 스푼을 더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