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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바다 Oct 20. 2018

리더는 'Why'라고 묻는다

골든 서클과 리더십

5명의 팀원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냈다.

특정 사례의 언급 없이, 협력사와의 관계는 갑-을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간략한 메시지였다. 며칠 전 중국 협력사 사장과의 점심 자리에서 우리 팀원들의 자세가 너무 고압적이라는 불만을 들었기 때문이다.


A는 'Noted. Thanks!'라는 답변이 즉각 왔다.

B는 'I always do.'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자기가 협력사를 대하는 기준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C는 나를 찾아와 "Have I done anyting wrong?"라고 물었다.

D는 무응답.

메일을 보내게 된 근본 이유였던 E는 'Before you’re accusing me of..'로 발끈하는 응답을 보내왔다. 자신은 매뉴얼대로 했다는 것이다. (실지 반응이기에 영어 표현을 그대로 옮겼다)


팀원 각자가 인종과 언어가 모두 다르고 성장 배경과 고유의 문화코드를 가졌을 때, 팀장으로서 다음 중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그리고 그 방법은?


선택 1 - 다시 팀 단체 이메일을 보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선택 2 - 회의를 소집한다.

선택 3 - 개별적으로 면담한다

선택 4 - 무시하고 내버려 둔다


나는 이렇게 했다.

나를 찾아온 C에겐 "넌 잘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불분명한 것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라"라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B에겐 설명해줘서 고맙다는 짤막한 답신을 보냈고, A와 D에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문제의 E에겐 매뉴얼대로 한 것은 잘했지만 굳이 그렇게 방어적으로 발끈할 필요는 없다고 건조하고 짤막한 답변을 보냈다. 다시 그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장황한 답변이 돌아왔지만 무시했다. 

며칠 후 월례 팀 회의를 주재했다. 사전에 정해진 어젠다를 뒤로 미루고 팀원들에게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 보았다.


"도대체 협력사란 무엇이지?"


"우리 회사의 컨설팅 패키지를 직접 팔고 이윤을 챙기는 대리인입니다"

"파트너입니다"

"하수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뭐, 계약 대리점 그 비슷한 것 아니겠습니까?" 등 대답이 나왔다.  

 

"우리의 협력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인센티브를 더 많이 줘야 합니다"
"타 사 서비스 대비, 자사 제품의 장점을 부각하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서비스 홍보와 판매를 촉진하는 오디오 및 비디오 자료를 업데이트시켜 배급해야 합니다"


각자의 다양한 대답을 귀 기울여 들은 후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도대체 우리는 왜 협력사와 일해야 하는 걸까?"


누구도 선뜻 대답이 없다. "여태껏 그게 업계의 구조였으니까요" 정도의 궁색한 답변이 나온 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란 대답이 나왔길래 "그건 결과이지 이유가 될 수 없다"라고 잘랐다.

한동안 불편한 침묵이 흐르도록 내버려 두었다.


"협력사는 우리의 눈과 귀, 입이고 손과 발이기 때문"이라고 나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가 매일 나가서 잠재 고객을 한 명씩 만나서 설명하고 판매하는 일을 그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팀원 각자가 아침 9시에 한 명의 고객을 만나 2시간 동안 설명하고 제품을 판 직후, 또 다른 고객을 11시에 만나면 방금 했던 2시간을 고스란히 똑같이 처음부터 반복해야 한다. 즉, 매 번 고객을 만날 때마다 1부터 20까지 세일즈 단계를 우리가 매번 되풀이하는 대신, 파트너인 협력사들에게 기존 판매 정보 위에 새로운 정보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훈련시킨다.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면서 타사 제품보다 자사 제품을 더 많이 고객들에게 권장하고 판매하도록 독려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협력사와 함께 일하는 이유이고 우리의 최우선 임무다."


회의가 끝나고 회의록을 작성해 팀 이메일을 돌렸다.

제목은 협력사와 갑-을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

첨부된 회의록 외에 협력사에 대한 1) Why - 2) How - 3) What을 요약해서 보냈다. 즉 협력사는 우리의 대리인이므로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한다는 접근 대신, 협력사는 우리의 눈과 귀, 입이고 손과 발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줘서 우리의 대리인으로서 자사 제품의 판매를 극대화시키도록 지원한다는 요지다.


대다수가 무슨 일을 하고(What)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How)에 몰두하느라 그 일을 왜(Why) 하고 있는지 잊기 일쑤다. 거꾸로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얻어낸 후 '어떻게'와 '무엇'의 수순으로 전략적 접근을 하면 업무에 대한 명료한 시각과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경영 컨설턴트 Simon Sinek의 너무나 유명한 '골든 서클'은 업무의 핵심을 파악하는 예리한 시각을 터득하게 해 준다. 비단 특정 업무와 프로젝트, 업무에서의 역할과 관계라는 비즈니스 영역을 뛰어넘어 인간관계, 사랑과 인생의 목표, 생의 의미에 대한 핵심을 단박에 찌르는 혜안을 길러준다.


이를테면 "당신은 왜 삽니까?"란 질문에 단 세 마디로 5초 내에 대답할 수 있느냐가 한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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