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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바다 Jan 04. 2019

하루를 디자인 하기

전략적 사고와 성과

업무는 결과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여행과는 달리 결과가 철저하게 과정을 우선한다.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1주간의 총시간은 168시간이다. 

1) 잠자는 시간 1일 8시간 기준, 1주 56시간 

2) 일하는 시간 1일 8시간 기준, 1주 40시간 

수면 시간과 근무 시간 등 필수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이 비로소 우리에게 오롯이 주어진 자유시간이다. 
3) 1주 총 72시간, 하루 10.28시간이다. 

주어진 하루의 10시간 동안 우리는 출퇴근하고 식사하고 친구 만나고 운동하고 TV를 시청하면서 보낸다. 

주말은 자유시간이지만 월 - 금 직장인의 평균을 잡아서 그렇다는 거다. 
내 경우 역시 하루 수면 시간 7시간, 근무 시간 9시간으로 하루 주어진 자유 시간은 10시간으로 똑같다. 

소비재로써 재활용이 불가한 이 시간을 왜 어떤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왕성한 사회 활동과 자기 발전을 위해 쓰고, 또 다른 어떤 이들은 항상 바쁘다 바빠를 외치며 쫓길까.  


나의 하루는 디자이너인 내가 시간과 일을 어떻게 재단하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효율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일의 경중과 무관하게 하나둘씩 던져진 일들을 차례로 해내거나 묵묵히 책상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헛똑똑이 짓은 하지 않는다. 나의 업무는 분기 별 KPI (Key Performance Index)에 따라 가차 없이 평가된다. 따라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과 끝마쳐야 하는 일 모두 이 KPI에 근거한다. 


다음 3 가지 키워드를 10가지 질문과 함께 점검해본다.

1. 효율성의 키워드: Priority

2. 생산성의 키워드: Focus

3. 실행성의 키워드: Results


이에 앞서 다음 10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자.

1. 하루를 어떻게 시작합니까

2. 기상 시간은 일정합니까

3.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3가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4. 그 3가지 일의 이상적인 결과치를 예상하고 있습니까 

5. 하루 중 집중도가 가장 뛰어난 시간이 언제인지 알고 있습니까 

6. 나의 일정과 계획에 대한 외부 자극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합니까

7. 수정된 일정을 수용하는 당신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8.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편입니까 대응하는 편입니까

9. 지금 하는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자주 스스로에게 묻습니까

10. 일과를 마치기 전 오늘 한 일과 하지 못한 일을 점검합니까 그 마무리의 결과는 무엇입니까


나의 하루 시작은 언제나 그 전날 잠자리에 들기 전이다.
저녁 명상을 끝내고 내일 해야 할 일 3~5가지를 추린다. 이 중 반드시 해야 할 일 3가지를 중요한 순서대로 노트에 적는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2019년 1분기 실적 점검 - 일일 보고서를 뽑아 오늘 현재, 실적이 뛰어난 협력사, 예상치보다 저조한 협력사, 실적 미확인 협력사를 추린 다음, 접촉한다. 점검 후 후속 조치한다.

2. 실적의 파급력에 따라 이번 주와 다음 주 시간표를 점검하고 앞으로 2주 동안 만나야 할 협력사들과 약속을 잡는다. 각 만남의 목적과 원하는 결과를 메모한다. 

3. 후속 조치가 필요한 각종 업무와 관련 담당자의 리스트를 만들어 경중에 따라 조치한다

4. 오늘부터 3월까지 매일 오후 1시간씩 4월의 외부 감사 준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해당 분야에 필요한 서류를 모아 정리한다


상위 세 가지 업무는 오늘 퇴근 전까지 반드시 끝내도록 한다. 1,2는 오전 중에 3,4는 오후 시간으로 배정한다. 


아침 기상 시간은 늦어도 6시다. 가능한 30분 더 앞당기려 한다. 아침에 눈을 뜬 후 2.5 ~ 4.5시간 사이가 하루 중 집중력이 가장 뛰어난 시간이다. 개인적 경험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스스로 실험하여 파악하도록 권한다. 내 경우 하루 중 전략적 업무의 60%가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 사이에 이루어진다. 

출근 직후 오늘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3가지를 점검한다. 업무 몰입 전에 몇 발자국 떨어져서 그 3가지를 훑어보는 것이다. 이 일들이 오늘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가 되묻기 위해서다. '그렇다'는 확실한 대답이 나오면 3 가지 업무의 최상과 최하 결과치를 미리 산정해 업무 노트에 기록한다.


출근 후 첫 1시간 동안은 절대 이멜을 열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멜에 답변하는 것만으로 하루 8시간을 쉽게 낭비할 수 있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반응(React) 하지 않고, 대응(Respond)한다. 대응은 일의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불필요하거나 급한 일을 제쳐놓고 자신의 업무를 최우선시하는 것이다. 거절하거나 상대의 양해를 구하고 미뤄야 할 때가 부지기수다. 이때 처리 마감 시한을 상대에게 분명히 알려준다. 반응은 업무의 주도권을 갖지 못한 채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하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에 따라 일을 받아 처리하는 하위적인 업무 형태다.   


점심은 협력사 대표나 담당 직원과 약속을 잡는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가능한 식사는 혼자 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관계 강화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5일 중 최소 4 회 이상 점심 약속을 잡는다. 술자리나 저녁 식사는 가급적 평일을 피하고 목요일 또는 금요일로 미룬다. 


오후엔 집중력이 떨어진다. 오전엔 집중도가 뛰어나서 50분 집중하고 10분 휴식한다. 오후 시간으로 넘어갈수록 집중도가 현저하게 저하된다. 25분 일하고 5분 쉬는 식으로 자주 휴식시간을 갖는다. 각종 사내 회의 또는 온라인 콘퍼런스 미팅을 하고, 주로 외부 방문객을 맞는다. 전략적 사고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단순 행정업무에 치중하는 것도 이 시간이다. 5분 커피를 마시거나 옆 사무실에 들러서 5분이 넘지 않는 짧은 잡담을 나누는 때이기도 하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간부 회의는 세 번째 화요일 오전 10시다. 시드니와 상하이 온라인 콘퍼런스는 시차 때문에 대부분 12시부터 4시 사이에 주로 열린다. 호주에 있는 내 직속 상사와의 회의는 예고 없이 콘퍼런스 콜로 이루어질 때가 많다. 갑작스럽게 처리해야 하는 업무 관련 전화나 이멜도 수시로 날아든다. 사전에 계획해 놓은 일정과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일쑤다. 

중요한 것은 업무를 실행해가는데 필요한 자신만의 원칙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내가 짜 놓은 계획을 바꾸는 기준은 내가 지금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의 중요도가 다른 사람이 부탁하거나 요청하는 일에 비해 우선순위 (Priority) 이냐에 달려 있다. 상사의 지시를 포함해 내 일을 미루어 둬야 할 만큼 긴급하거나 중요하면 당장 일을 멈추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뒤로 미룬다.

매 시간마다 1분씩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가 묻는다. 아니라면 당장 멈추고 미뤄두었던 더 중요한 일에 매달린다. 누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하는가. 급하지 않은 일들은 거리낌 없이 뒤로 미룬다. 


한꺼번에 몇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 (Multitasking)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다 해보았다. 효율성도 없고 집중도 할 수 없는 바보 같은 짓이다. 하나의 일에 매달리고 그것에만 집중한다. 같은 일을 20분 하다가 별 진전이 없으면 과감하게 내일로 미루고 다음 업무로 넘어간다. 


퇴근 1시간 전부터 오늘 해야 했던 일 3~5가지를 재검토한다. 최우선 순위였던 3가지 업무는 모두 마쳤는지,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마치지 못했거나 미처 손대지 못한 일은 왜 마치지 못했는지 짚고 내일로 넘긴다. 모든 진행 사항은 그날그날 나만의 업무일지에 상세히 기록한다. 


업무뿐 아니라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루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Objective)와 그 달성 과정에 대한 자신의 계획 (Action Plan)을 시각화하는 작업이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 했는데 뭘 했는지 잘 모르겠고, 바쁘고 힘들긴 했는데 하루의 업무를 점검해 보니 진전된 성과가 없다면 기존 틀을 다 허물고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한다. 


디자인이란 하나의 아이디어를 원하는 결과물로 만들어가는 최단의 그리고 최선의 공정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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