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리더 감별법
정보를 독점하고 조직과 팀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 통제하는 유형
내 경험으로 최악의 유형이다.
자신이 이끄는 조직에 유용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때 알지 못해서 공유하지 못한다면 무능한 것이고, 의도적으로 통제한다면 함께 일하기 피곤한 타입이다. 팀원들의 입장에선 자신의 본연 업무보다 윗사람과 조직 내부의 분위기에 맞춰 처신하는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아붓기 십상일 것이다.
인간관계의 핵심은 신뢰다.
신뢰할 수 없는 관계는 시간 낭비다. '스쳐가는 인연과 진정한 인연을 구분해야 한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코드가 안 맞아 덜컹거리는 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대신 미련 없이 잘라야 한다. 좋은 관계만 이어가기에도 인생은 짧다.
직장에서 리더와 팀원들과의 관계는 피라미드형일 수밖에 없다. 이때 피라미드 내에서 순환되는 정보의 흐름이 리더 한 사람에 의해서만 통제된다면 그 리더가 이끄는 조직에서의 시너지 효과란 미미하다. 투명성이 핵심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관계는 Give & Take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단, 주는 것이 언제나 먼저다. 상대의 관심과 배려를 당연히 여기는 순간부터 관계가 허물어지듯, 받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은 그다음 차원의 문제다. 그전에 윗사람이 정보를 독점하고 풀어놓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뛰는 팀원들 역시 자신이 얻은 생생한 정보를 풀어놓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풀더라도 조금씩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풀어놓을 것이다.
리더가 극비 내부정보까지 일일이 다 공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조직에 유익하고 팀원들이 알아야 할 정보, 심지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는 정보라도 무슨 비밀이라도 되는 듯 움켜쥐고 있다가 한 두 개씩 풀면서 팀원들의 통제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조직 내 흐름과 안팎에서 일어나는 정보를 팀원들과 공유하지 않는 리더는 손아귀에 쥔 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고, 그 정보를 통해 팀원들을 시험하고 길들이기 마련이다.
만사를 마이크로 매니징 하는 이런 유형은 (영어로 Control Freak이라고 하는데) 성격상 완벽주의자이거나 한 번 꽂히면 외골수로 집착하는 권위주의 타입이다. 모든 정보는 리더로 집중되어야 하고, 사소한 의사결정까지 모두 그를 거쳐야 한다. 일정 업무를 아래 당당자에게 위임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최악의 경우 나르시시스트 경향도 두드러진다. 팀원의 업무 결과에 격려와 칭찬 대신 트집 잡고 비판하기 일쑤일 것이다. 결과는 팀원들에게 패배감을 주고 자신은 승자의 쾌감에 젖는다. 거꾸로 팀원들로부터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는 자주 위협적이 된다. 따라서 개방된 팀 내 토론이나 자유로운 의견 개진도 막혀 버린다. 팀원들의 창의성이나 자발성도 자연스레 무시된다. 조직 내 서로 간의 신뢰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강한 사람은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는다.
리더의 본질은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이다. 그는 자존감(자존심이 아니다)이 강하기 때문에 팀원들을 대신해 외부, 특히 상부의 질책이나 비판을 혼자 묵묵히 받아내곤 뒤돌아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싱긋 웃으며 팀원들의 사기를 위해 한 두 걸음 먼저 앞장서 나아가는 인물이다. 그럴 때 팀원들은 온 힘을 다해 그들이 따르는 리더의 옆과 뒤를 받치면서 함께 땀 흘리며 함께 힘들어한다. 서로 뒤를 돌아다보지 않아도 옆자리를 확인하지 않아도 직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음을 알기에 서로 의지하고 믿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다양한 정보가 물처럼 흐르면 팀원들 간의 전략적인 행동반경이 넓어진다. 결과적으론 팀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들이 맡은 고객들로부터의 신뢰도와 만족도가 상승하게 된다.
그렇게 팀은, 그리고 조직은 리더에 의해서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