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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바다 Feb 16. 2017

혼자 가는 리더란 없다

따르고 싶은 리더 2

"1억짜리 자동차나 10센트짜리 종이컵을 팔아도 결국 사람에게 파는 것이다.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그것이 세일즈의 기본이다." 


내가 일하는 회사는 다국적 기업이다. 1년에 한 번씩 전 세계 세일즈 팀들이 모여서 3박 4일간 콘퍼런스를 연다. 재작년엔 호찌민 시티, 작년엔 방콕 이런 식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가면서 세일즈 회의를 한다. 북미, 유럽, 동남아, 동북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멀리 아프리카에서 모두 모이면 120명 정도가 된다. 격년으로 마케팅 팀까지 가세하면 숫자는 200명이 훌쩍 넘는다. 회의에 참석해 팀 토론과 PPT 하는 걸 보면 기라성같이 뛰어나고 유능한 인재 투성이다. 영어 구사력, 커뮤니케이션 기술, 외모, 매너, 능력과 경험에다 글로벌 무대에서 뛴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절반 이상이 아시안인데 모두 영국, 미국, 호주에서 학위를 받고 외국 생활의 경험이 충분한 세일즈 프로페셔널들이다. 그들의 성공을 향한 야망과 투지는 그 며칠 간의 짧은 회의 중에도 내부 경쟁이 노골적이다. 어느 조직에나 유능한 사람과 야심가는 널려 있다. 

그런데 직원들을 위한 PD (Professional Development) 세션 중 '세일즈의 기본'이라며 나온 말이다. 무엇을 팔든 결국 사람에게 파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밟혀서 뒤쳐지는 조직에서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니. 


일상이 세일즈다. 커피숍에서 주문받는 직원이 몇 번이나 친절이 배인 미소를 활짝 짓는지, 옷 가게에 들어서면 언제 어떤 말을 하면서 직원이 다가오는지, 식당에 내가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 음식이 담긴 그릇들이 얼마나 깨끗하게 닦여있는지 훑으면서 과연 대가를 지불할 만한 음식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인지 판단한다. 

거꾸로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되묻는다. 나를 고유 브랜드화시켜야 하고 '강바다'란 나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팔아야 하는 이유다. 당장 옆 동료에서 커피 타임에 슬쩍 물어보자.

"나를 한 마디로 압축시키면 어떤 형용사가 가장 먼저 떠올라?"

"매력적인, 촌스러운, 유연한, 우직한, 차가운, 부드러운, 야심만만한, 소심한, 무색무취의, 깔끔한 또는 글쎄 별 생각이 안 떠오른데 등등...."

그것이 나란 브랜드, 사람들에게 지금 보이고 전해지는 나의 메시지다. 


실적보다 중요한 것이 평판이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오직 실적에만 매진하는 강압적인 직장상사가 리더로 포장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외모 관리, 유머 구사, 매너, 자신감, 업무 추진력, 창의력, 인화력, 분기 실적, 그리고 평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채점된다.

모든 것은 사람과의 관계로 귀결된다. 

누군가에게 끌리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진다. 책상만 지키고 앉아서는 동료나 부하 직원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다. 책상에서 벗어나 먼저 다가서야 하고, 만남의 순간에 몰입해 집중한다. 리더십이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주위를 한 번 돌아보라. 

매력적인 사람 주위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모인다. 같이 밥 먹자는 업계의 선배, 술 한 잔 하겠냐고 먼저 연락 오는 협력사 사장,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팀원, 개인적인 문제를 상의하고 싶다는 친구 등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그런 리더를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그들은 생각의 초점을 상대에게 맞춘다. 모두가 목말라하고 갈구하는 기본적인 허기, 칭찬, 배려, 진심 어린 감사,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대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공감력(Empathy)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공감이란 모든 상황을 나의 주관과 가치로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상대의 입장에 자신을 입력해 바라보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만일 이런 말을 또는 행동을 할 때 나라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발 앞서 배려하는 품격을 갖추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황금률인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고', '상대를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 주며', '이기려고 무리하는 대신 기꺼이 져주고', '한 번 맺은 인연은 결코 끊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쉽게 믿고 귀를 기울이며 기쁘게 설득당한다.


먼저 웃고 먼저 인사하고 먼저 손을 내밀며 다가서는 리더

손해 보고 져줄 줄 아는 리더

자신에게 엄격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관대한 리더 

그래서 항상 함께 일하고 따르고 싶은 리더 


리더는 결코 혼자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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