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 Sep 08. 2022

추석맞이 뇌물상자 만들기

추석연휴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몇 달 전에 쓴 글이 문득 생각났다. 용돈 이벤트의 세계가 생각보다 버라이어티했다며, 추석쯤에는 나도 도전해봐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그냥 넘어가기에는 시기를 너무 콕 찝어서 글을 써놨네. 어쩔 수 없다. 만들어야지.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일단 예쁜 것보다는 웃기고 귀여운 쪽이 끌렸다. 시간이 없으니 만들기가 쉬워야 했고, 돈을 꺼내 쓰기도 불편하지 않았으면 싶었다.


그리하여 선택한 미니 과일뇌물박스! 추석 선물로 썩 잘 어울리는 데다가, 미니어처라 귀엽고, '사과상자 뇌물'이라는 블랙유머 콘셉트도 웃겼다. 만드는 방법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택배를 받고 보니 귀차니즘이 도져, 마지막까지 미루다가 귀성 하루 전인 오늘에야 마침내 마음을 잡고 드라마를 벗삼아 만들기 시작했다.


1. 가장 귀찮은 부분: 종류별로 지폐를 인출해 와서 일일이 돌돌 말아 홀더에 넣는다.


2. 가장 까다로운 부분: 홀더를 붙여 '오천만원' 만들기. 상자 하나에 1억5천 들어갔다. ㅎ...


3. 가장 재미있는 부분: 미니어처 사과로 덮기. 복숭아도 귀여운데 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4. 화룡점정: 노란 플라스틱 끈을 감아야 진정한 사과상자! 널브러진 잡동사니들로 자연스러운 컷을 연출해봄


이 나이 먹고 이런 재롱을 부리고 있다니 약간의 현타가 느껴지지만, 어쨌든 만들고 나니 귀엽고 뿌듯하다. 연휴가 끝나면 일폭탄이 떨어지겠지만 일단은 잊고 즐겨보련다. 여러분 모두 편안한 명절 보내시길!



#내돈내산

#과일모형 없이 상자만 파는 곳도 있으니 주의

#사과상자에는 사과가 있어야 제맛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최악인 시절과 미니홈피 다이어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