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왕들이 자꾸만 죽는 나라가 있었다.
그럼에도 왕이 되고픈 사람은 많았다.
모두 자신만은 다를 거라 생각했다.
왕이 되자 모두들 당나귀 귀가 되었고, 귀를 감췄다.
왕관이 커서 고꾸라지고, 무게를 못 이겨 허리가 휘었다.
왕관이 떨어져 새끼발가락 뼈가 부러졌다.
부끄러워 수치심에, 슬픔에 빠져 죽었다.
원인을 못 찾아 기가 막혀 죽었다.
화병으로, 심장마비로 죽었다.
깊이 생각하던 444대 왕은 모자를 벗어버렸다.
'에잇, 이깟 귀가 뭐라고.'
그는 천수를 누리고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