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영어를 해볼까?

헬로!

by 리나

"나 헬로 잘해!"

요즘 첫째는 외국인에게 인사하는 것에 스스로 굉장히 만족 중이다. 다른 건 하나도 못 알아 들어도 전혀 상관없어한다. 영어는 자신감이니까 괜찮다. 지금부터 조금씩 같이 공부하자.




책을 많이 읽어주긴 했지만 영어책은 읽어주지 않았다. 한국어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영어를 가르치기엔 너무 어리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곳에 오게 되면서 영어를 조금도 알려주지 않은 게 아쉬워졌다.

내가 영어책을 읽어줄걸 후회한 건 김선미 작가님의 불량육아 책을 보고 나서부터다. 급하게 영어교육에 관한 책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다. 작가님은 육아와 관련해선 책을 기본으로 한다. 영어교육도 마찬가지다. 일단 영어책을 많이 읽히고 4살 이후부턴 영어로 된 영상을 마음껏 보여주는 게 거의 전부다.

불량육아 책을 몇 번 정독한 후 첫째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김선미 작가님 감사해요


영어책

첫째는 영어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아주 쉬운 영어책을 10권 정도 샀다. 거기에 기존에 집에 있던 영어동화책 6권 정도를 돌아가면서 은근슬쩍 보여주었다. 불량육아 책에서는 애가 못 알아 들어도 괜찮으니 그저 읽어주면 된다고 했지만 첫째는 거부했다. 정말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첫째가 근처에 있을 때 둘째에게 큰 목소리로 영어책을 읽어주었다. 욕심부리지 않고 그렇게 조금씩 듣게 했더니 어느 날 스스로 영어책을 가지고 왔다. 그때부터 하루 3권씩은 꾸준히 읽어주다가 이곳에 올 준비를 하면서부터 읽어주지 못했다. 결국 시작만 하고 전혀 못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도착해서도 바로 영어책을 꺼내면 거부감부터 느낄까 봐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영어 전집 하나를 꺼내 거실 한복판에 두었다. 책장도 없어서 나무 책꽂이에 정리해 놓았지만 알록달록한 그림들과 새로운 책이라는 점 때문인지 손이 자주 간다. 거실을 지나다니다가 풀썩 주저앉아 읽어달라고 하는 걸 보면 영어책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줄어든 거 같다. 단, 영어를 꼭 한국어로 바로 해석해 주어야 한다. 어디선가 해석해 주면 안 된다는 글을 봐서 안 해주려고도 해봤다. 첫째는 단호하게 거부하고 해석해 주길 원하길래 그냥 해주고 있다. 영어 읽었다 한국어 해석하려면 말을 두 번씩 해서 귀찮다. 그래도 이건 아직은 어쩔 수 없을 거 같다.

거실에 덩그러니 있어서 청소하기 불편해도 애들이 잘 보니 괜찮다


영어 영상

코로나로 어린이집 안 가는 날이 늘면서 첫째의 티브이 시청 시간은 두 시간이 되었다. 그동안 첫째는 티브이 시청으로 정해진 두 시간 동안 한국어로만 실컷 봤다. 이걸 점점 영어로 바꿔야 했다. 처음부터 두 시간을 영어로만 본다면 아주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어떻게 영어로 보게 할까 하다가 처음 시작은 어쩔 수 없이 조금 강요를 했다. "말레이시아 가면 영어로만 대화해~ 친구랑 놀려면 영어 배워야 해. 텔레비전 영어로 조금만 보자!"

그렇게 하루에 20분으로 시작해서 한 시간으로 늘렸다.


나는 만화를 워낙 좋아해서 아이들에게 만화를 보여주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다. 덕분에 첫째는 다양한 만화를 거의 외우고 있다. 특히 페파 피그는 말도 쉽고 첫째가 화면만 보고도 무슨 내용인지 훤히 알고 있어서 이걸로 시작을 했다. 한 시간은 한국어, 한 시간은 영어로 보는 것이 적응된 후에는 페파 피그 이외에도 옥토넛이나, 폴리 등 기존에 좋아하던걸 보여주기도 하고 새로운 걸 보여주기도 했다. 대신 새로운 걸 보여줄 땐 한국어로 먼저 보고 바로 이어서 똑같은 부분을 영어로 보여주었다. 첫째는 좋아하는 걸 반복해서 보는 버릇이 있어서 그렇게 몇 번 보고 나면 영어로만 봐도 똑같이 재미있어했다.


그리고 이제야 아주 쉬운 단어는 들리는 거 같다. 엊그제는 폴리를 보더니 "파이어가 뭔지 알아? 바로 불이야"이러면서 당당하게 나에게 말해주었다. 나는 단어 하나뿐이지만 이 정도도 정말 대견했다. 왜냐면 영어로 꽤 오래 보면서도 단어를 말해준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티브이 시청은 소파에서!


불량육아 책에서는 영어 영상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기본은 영어 책임을 계속 강조한다. 나도 그 점에 적극 공감한다. 앞으로 책에서 알려준 대로 픽처북-> 리더스북-> 챕터북으로 조금씩, 조심히 읽혀나가고 싶다. 나도 영어 잘 못하니까 같이 재밌게 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