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글쓰기 특강
제주에 가서 렌터카 한 번쯤은 타보셨죠? '회사'라는 게 벌써 까마득한 어떤 과거 같습니다만 그때, 회사원일 때 워크숍을 갔더랬습니다. 우리 조가 렌트한 차는 당연히 조원 그 누구의 차도 아니었죠. 차를 예약했던 주현이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했어요. 그 다음번엔 최 카피가 연결했죠. 그때 무슨 음악을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주현이도 최 카피도 플레이리스트를 세심하게 준비해 온 건 분명합니다. 신형 카니발이 들썩들썩해서 진짜 카니발이었어요. 워크숍 이틀째였는지 기억이 정확하진 않은데 저도 마침내 자의 반 타의 반 스마트폰을 연결하게 됩니다. 스포티파이에 모아 둔 플리 중에 젊은 분들도 알만한 곡들로 된 플리를 작동시켰죠. (일본에 '레코드 플레이어'란 표현이 있는데 우린 '플리 플레이어'인가요?) 플리는 다행스럽게도, 온전히 끝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최 카피가 차에서 내리기 전에 말해주었습니다. 곡들이 다 좋았는데 딱 한 곡 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정중히.
그 곡은 팻 메스니(Pat Metheny)의 오프램프(Offramp) 앨범에 있는 'Are you going with me?'였습니다. 제 생각엔 플리 중에 최고였고, 가장 파퓰러 했으며, 그날의 드라이빙에 가장 어울리는 선곡이라고 생각했던 지라 최 카피의 감상평은 의외였습니다. Jazzy 해서 그랬을까요? 퓨전인데 말입니다.
요 며칠 서점과 카페들을 여러 곳 갔었습니다만 의외로 재즈나 재즈 무드의 BGM은 없었습니다. 한 곳에서 김사월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다른 음악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김사월의 트랙이나 정밀아 정도면 문학적일 것이고, 존 콜트레인이면 덧없을 텐데... 힙합을 듣지 못한 것도 특별했습니다. 아, 모두 훌륭한 자극을 지닌 트랙들입니다.
램프구간 제한 속도가 낮아진 것 아시죠? 램프를 나가는 느낌으로 '오레(au lait, 카페오레)' 어떨까요? 에스프레소라테 타입의 'Are you going with me?'가 있다면, '오레'는 부드럽습니다. 최카피에게 오프램프의 이 마지막 트랙을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나랑 같이 갈래?'가 부드러운 질주를 연상시킨다면, 오레는 정말 램프구간을 빠져나와 바람을 타고 부유하는 벌룬 같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에 '팻 메스니', '카페오레'라니요. 싶지만...... 글쓰기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개인적 경험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해 내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AI도 배운 구석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배운 경험을 잘 서술할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