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가 오늘 오전에 베였다.

by 현진현

우리 식구들은 이 나무를 토토로나무라고 불렀다. 토토로가 오늘 오전에 베였다. 아내는 토토로의 소식을 사진으로 전해왔다. 나는 고객미팅을 서둘러 마치고, 토토로를 보러 왔다. 어떤 여자분도 토토로를 아쉬워하고 있었다.


우리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중에 가장 (말 그대로) 우아하고, 멋짐이 넘치는 풍경이 바로 토토로나무였다. 토토로나무를 마당에 두고 있던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서 토토로는 베였다. 얼마나 아팠을까.

주민들은 언제나 토토로나무 아래에서 담배를 피웠다. 아들 녀석이 저 나무 아래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본 적도 있었다. 수십 년 전에는 토토로나무 아래에서 삥을 뜯고 뜯겼을 것 같고, 더 수십 년 전에는 동네 어르신들의 그늘막 역할을 했을 것만 같다. 나무는 그렇게 우리와 생을 함께 해왔고, 마치 늙지 않는 미녀처럼 여러 개의 생애를 긴 시간 걸쳐 살았다. 나무는,

아직 죽지 않았다. 며칠간 숨을 쉴 것이고 천천히 말라갈 것이다. 나무에게 어울리는 풍장(화장이나 매장이 아닌)이 행해진다. 나는 며칠 동안 숙연하고, 울음을 참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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