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엄마품처럼

욕조

by 현진현

[마치 엄마품처럼]


탱고였다. 욕실 수납장에서 울려 나오는 음악.

전통 탱고는 아니고, 외려 우리에게 익숙한

피아졸라~

거기에 스마트폰을 넣어뒀거든요. 그리고

뜨거운 물이 담긴 내 플라스틱 욕조.

11번가에서 산 내 플라스틱 욕조.

이 욕조에서 물이 샌 적이 있었지만

갈라진 틈을 본드로 붙이고 조마조마 기다려서

다시 딴딴해진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내 플라스틱 욕조.

아기들 씻겨줄 때 쓰는 욕조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것이 커진 거예요.

이 욕조는 작은 욕실에도 들어갑니다.

그래서 기특한 거지요.

오래된 아파트를 대폭 수리한 집들은

욕조를 없애버렸더라구요.

하긴 좀 번잡스럽긴 하지요.

한데 내 플라스틱 욕조는 간단해서 좋습니다.

몸을 반쯤 누이고 반강제 반신욕을 하다가

다리를 접고 완전히 누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납장 속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탱고를 듣는 겁니다.


마흔여섯이라고

엄마품이 그립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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