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로 두 사람이 지나간다. 몹시 추운 날이었다. 나는 상호형님께 선물 받은 니콘카메라로 나를 찍는다. 타인이 나를 찍은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사진은 몇백 장 중 한 장 정도라서... 나는 나를 찍을 좋은 기회로 큰 거울을 만났다. 게다가 날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그림자가 없어서 신중하다. 그림자가 없는 사진은 뭔가 어색하다. 빛이 있지만 빛이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사랑이 있다면 사랑을 보여주자. 그렇게 하자.
<카피, 기억과 기록> 출간작가
나는, 명민함과 서사감각을 갖춘 전기작가가 되고 싶다. 사진에세이 [완곡한 위로]와 소설집 [음악단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