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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샬뮈 Oct 04. 2022

오세연 감독 <성덕>

성덕이란 무엇인가 

@CGV 아트하우스 압구정, 2022.10.03 PM7:00



지난 달에 쿄가 집에 놀러온적이 있는데, 지민이 사진이 왜 이렇게 소심하게 붙어있냐고 물어봤었다. 이유는 가장 안온한 공간에서조차 나는 나의 덕질을 긍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덕질은 내 가치관에 대한 끝없는 모순이고, 현타의 순간이며, 어떤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간 너무 많은 남자연예인이 저질러온 성범죄를 알고 있기에 내 덕질의 대상이 그들과 완전히 다를것이라고 완전한 믿음을 가지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성범죄 가해자 남자연예인을 좋아하고 소비했다는 것만으로도 간접 가해자가 되는 것 같은 경험 또한 흔하다. 무혐의를 무혐의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법망의 불공정함과 성범죄의 낮은 형량도 세상에 대해 분노하게 되는 지점이다.



소위 ‘빠순이’라고 불리는 여자들은 K-엔터의 선봉대장이었고, 2차 컨텐츠를 제작하는 유수의 재원들이었다. 그럼에도 빠순이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 괄시받아온 오래된 역사가 있었고, 지금도 그닥 나아지지는 않은 듯 보인다. 대표적인 저평가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는 성덕은 좀 더 멋지게 성공해서 지민이를 가까이서 보는 거였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덕질로 인해 내 삶이 응원과 사랑같은 따스한 마음으로 더 자주 채워지고, 허무에 빠지는 순간을 이겨내고 더 밝은 곳으로 나오는 것이면 충분한 거 아닌가 싶어졌다.



지민아, 부디 오래 좋아하게 해다오. 어휴 애증의 덕질, 현타의 덕질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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