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째 귀 뒤로 들려오는
가닥가닥의 노래가
풀어헤쳐진 소매자락의 끝단처럼
낡고 닳아 보통의 날들을 만들어가는 동안
올려다본 달의 표면이
하염없음을 깨닫는다
그건, 기다리는 이의 바람이 서투른 탓이고,
읊조리는 이의 소리가 서운한 탓이다
허나, 오롯이 맞이하는 마음은
그대로 달빛에 실리니
어느 밤이 차가웠는지
더 이상 구분 짓지 않는다
밤이 남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선
아직 닿지 못한 그곳을
입술을 떼지 않은채로
속삭이고 또 속삭인다
손이 모이고
무릎이 꺾인다
아마 이런 날은
아려오는 곳들을 알아차린
몇 안 되는 순간일 테다
그러니 달을 올려다본다
그러니 숨을 들여다 본다
흩뿌려진 달빛 부스러기를 모아낸다
그것으로 해진 소매 끝자락을 기워낸다
어느 보통의 날
달을 스쳐갔다던 바람에 기대어
길고 긴 이야기를 가만히 얹어놓는다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