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스름하게
가장자리가 바랜 기억이
바스락 거리며 한 장씩 넘겨지는 동안
하늘 위 갓 우러난 노을이
따스하게 하루의 끝자락을 물들인다
낮과 밤이 만나는 경계에서
가장 밝은 것이 황금빛의 그림자를 남기면
마지막의 빛은 오히려 추억을 비추어
시간을 푹- 잠기게 한다
노을
53x46cm
Acrylic
잠겨버린 그곳에서
그리움을 한 모금 삼켜내니
노을이 꿀꺽- 목 뒤로 넘어간다
이제, 고고한 자태를 한 어둠이
미지근한 흙 위로 가라앉으면
감은 두 눈에 은은한 달빛이 스미어
가장 오래된 자욱을 밝힌다
다시, 기억이 한 장, 두 장 넘어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