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식어간 자욱

by 유나




아직 손등에 물기가 가시지 않았다

퍼붓던 비는 순전한 의도 없이

돌아누운 나를 이렇게나 맞이해 낸다

물기는 닦아내어도 지워지지 않아

결국 스스로에 대한 연민을 삼간다


We are not
53x46cm
Acrylic



수천 개의 나뭇잎이 겹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나의 형상도 온전히 내 몫이 아닐 수 있을까-

혹시 몰라 다시 손등을 닦아낸다

비가 식어간 자욱이 차갑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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