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의 이름

by 유나


Plural pink

40x40cm

Acrylic, gold leaf and glitter on canvas



낡은 종잇장 위에 서둘러 쓰인,

이젠 고작 한 줄이 된 기억을 떠올리는 건

어쩌면 매듭짓지 못한 이야기를

끝끝내 이어 붙이고 싶었던

나의 초라함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나의 마음으로

한아름 품었다고 생각했던 날들이

사실은 반틈뿐이었음을 알아차린 건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뒷모습을 지켜보고서였다

그 뒷모습이 남긴 그림자에서는

쌉쌀하고 무른 맛이 났는데

그건 손쉽게 혀끝에서 증발해 사라져 버렸고

나는 그렇게 다시 하나의 것으로 남겨졌다

단 한 줄의 이름이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되어

읽히고 또 읽히는데

아직 책장을 넘기지 못하는 나는

남겨진 반쪽짜리 이야기를

여기서 이렇게나마 그려본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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