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나의 방이자 집 묘사하기
직사각형으로 길쭉한 원룸이자 오피스텔은 나의 서울 3번째 집.
왼쪽에는 전형적인 오피스텔 빌트인 가구가 있고, 왼쪽 빈 공간에 침대와 모듈 테이블이 있다.
가구는 테이블이 전부.
이 작은 집에 가구를 들여놓는 맥시멀 라이프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사실 인테리어랄 것도 없어서 짐이 많지는 않은데, 일단 눈 앞에 있는 풍경 묘사하기로.
눈 앞에 화분이 총 5개.
5개의 줄기가 있던 셀렘을 양재 꽃시장에서 사왔는데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서 아주 풍성해졌다.
셀렘보다 작은 화분에는 아스파라거스.
우리가 먹는 아스파라거스가 열리는 그런 화분은 아니고 관상용으로 개량된 종인듯.
일주일 전에 물을 줬는데 아직도 흙이 축축하길래 요즘 땡볕보다 너무 습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서 이 집에 있는 유일한 선풍기(내 손바닥만한 민트색)로 바람을 틀어주었다.
셀림과 아스파라거스 가지가 선풍기 바람에 흔들흔들.
유일한 가구인 모듈 테이블 위에는 민트색 선풍기, 크리스피 도넛에서 받은 뚱이 무드등, 일산 빈티지 샵에서 사온 꽃모양 유리 오브제, 그리고 엔조이 스칸답서스, 화이트스탁,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선인장, 이케아 분무기, 그리고 몇 개의 액자가 정돈된 듯 자유로운 듯 진열.
바닥 층에는 하만카돈 스피커와 앙리 마티스 패브릭을 덮어놓은 턴 테이블. 그리고 작은 탁상달력이 있다.
스피커와 턴테이블 조합은 자취를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 해보겠다는 로망이었는데, 그 로망을 31살에 이루었다.
lp판은 10여 개 정도 되는데 스피커 코드 꽂고, 턴테이블 코드 꽂고, 턴테이블 뚜껑 열어서 lp를 넣는 일련의 과정이 너무 귀찮아서 잘 안듣게 된다.
아마 마지막으로 재생한 게 올해 초인듯.
턴테이블은 정말 로망 그 자체였을 뿐.
바닥에는 책 두권과 일기장이 놓여있다.
책 하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책 둘, 김영하의 오래 준비해둔 대답
오래 준비해둔 대답은 읽은지 몇 주 됐는데 중간에서 멈춰있다.
유튜브의 늪에서 빠져나와 자기 전 책을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바닥은 푸른색 러그
이 푸른색은 남색과 바다색을 섞은 정도인데 한창 힙한 러그 색으로 인기가 많았던 바로 그 푸른색이다.
까끌까끌해서 일년 내내 깔아두어도 덥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그런 느낌.
하얀 바닥의 일부를 가려주는 용도로 제격인듯 하다.
늘 그랬듯, 하루 글짓기는 되돌아가서 수정하거나 멈짓하지 않는데
묘사는 내 특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할말이 없고.. 재미가 없네.
그래서 멈춤.
다음 주제는 더 재미있고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보자.
다음 주제 :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