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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미래 Nov 25. 2020

겨울

나는 나의 외로움들을 끌어안기로 했다. 

떨어진 낙엽을 한 장씩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어 보듯

구석진 방 한 켠 먼지를 손에 비벼 보듯 

내 안에서 으스러질 때까지 담아보기로 했다. 


삶은 계속해서 너를 미루는 것. 

나는 너를 미루고 미루다가 

없어져 버릴 것을 안다. 

접었다 펼치지 못한 말들은 

시간 속으로 잠길 것을 안다. 


몇 번의 귀퉁이를 돌아도 돌아오지 않는

그 골목의 너와 나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가로등 같은 것 


그럼에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장면의 공기에 휩쓸리고 만다.  

나는 너를 떠올리고야 만다. 

저 멀리에서부터 하나씩 

불이 켜지는 것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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