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외로움들을 끌어안기로 했다.
떨어진 낙엽을 한 장씩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어 보듯
구석진 방 한 켠 먼지를 손에 비벼 보듯
내 안에서 으스러질 때까지 담아보기로 했다.
삶은 계속해서 너를 미루는 것.
나는 너를 미루고 미루다가
없어져 버릴 것을 안다.
접었다 펼치지 못한 말들은
시간 속으로 잠길 것을 안다.
몇 번의 귀퉁이를 돌아도 돌아오지 않는
그 골목의 너와 나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가로등 같은 것
그럼에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장면의 공기에 휩쓸리고 만다.
나는 너를 떠올리고야 만다.
저 멀리에서부터 하나씩
불이 켜지는 것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