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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준한 시간부자 Nov 11. 2020

엄마가 변했다

나는 사라지고 있다

#1. 친정엄마가 선언하셨다.

"나도 이제 안 참을 거야"

어느 날, 친정엄마가 울면서 소리치셨다.  

“서운할 때 많고 몸이 아파도 다 참았어. 내 몸이 부서져라 애들 봐줬는데...”



#2. 친정엄마는 독박 육아 9년 차

나는 16년 차 회사원이자 9살, 7살 아들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다.

첫째 아이, 둘째 아이 출산 때 각각 출산 육아를 3개월씩만 쓰고 곧장 회사로 돌아갔다. 매일 밤 야근하고 늦게 퇴근했다. 남편은 아이들 태어나기 전부터 지방에서 근무하고 금요일 밤 우리 가족에 합류한다. 이렇게 바쁜 우리 부부를 대신해서 친정엄마가 9년 동안 독박 육아를 하셨다. 덕분에 친정 아빠도 엄마랑 주말 부부를 하고 계신다. 딸만 둘 키우신 엄마가 손자 둘을 보시려니 이만저만 힘드신 게 아닐 터. 그럼에도 늘 최선을 다해 아이를 봐주신다. 어느새 ‘소녀’ 같던 친정엄마가 육아에 지친 ’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우리 엄마더러 '천사'라고 한다. 나도 안다.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엄마 말씀과 행동이 자꾸 귀에 거슬리는 걸 어쩌란 말이야. 엄마가 아이를 봐주시기 전까지는 소위 코드가 잘 맞는 모녀였다. 어렸을 때 큰소리, 잔소리 한 번 들은 적이 없었는데, 한집에서 육아를 함께 하면서 사사건건 부딪친다. 누구보다 엄마가 행복하기를 바랐는데... 육아를 도와주시는 엄마와 매일 다툰다. 가족은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닌데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왜 이렇게 이기려고 하는 걸까?  고마운 엄마한테 왜 자꾸 못되게 구는 걸까?



#3. 엄마와 나의 전쟁은 끝이 날까?

계속되는 회사 야근, 집에 오면 시작되는 육아. 

매일 직장과 육아 사이에서 힘이 들었다. 뭐 하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회사 다니랴, 아이 키우랴, 매 순간이 분주하다. 

복작거리는 사람들 속에 ‘나’는 없다. 


친정엄마, 워킹맘, 아이들, 3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다 보니 갈등이 많다. 엄마랑 소통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안 된다.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엄마와 있었던 일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록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엄마와 나는 요즘에도 가끔 싸운다. 하지만 우리는 육아를 꽤 잘해나가고 있다. 나처럼 친정엄마한테 아이를 맡기는 워킹맘이 많다.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친정엄마가 육아를 해준다는 응답이 50%나 차지한다. 친정엄마와의 갈등과 화해, 내가 했던 육아 고민과 깨달음을 나누고 싶다. 위로가 되고 싶다. ‘엄마’ 도움을 받아서 육아를 할 수밖에 없는 ‘엄마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 엄마와 같이 황혼육아를 하느라 고생하고 계신 모든 '어머니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딸로서, 엄마로서 잘하고 있어요” 



 * 저희 가족을 소개합니다 *

엄마(64세): 바쁜 딸을 대신해 9세, 7세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 매일 새벽기도를 드리고 운동을 하십니다.

나,이쩡(43세): 16년 차 회사원. 바쁜 워킹맘. 15년째 주말부부입니다.

반짝이(9세): 시험관 수술을 통해 어렵게 찾아와 준 첫째 아들. 늘 엄마와 할머니를 배려해 줍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기입니다.

귀요미(7세): 자연임신으로 찾아와 준 둘째 아들. 손이 많이 가지만 귀엽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기입니다.

남편(43세): 주말에만 만납니다. 과묵하지만 재미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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