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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Nov 03. 2024

화랑유원지

안산 단원구에 있다

11월 2일에 서해선이 서화성에서 홍성까지 개통된다기에 타보러 나섰다. 신문 기사에 초지역에서 서화성역에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고 됐길래 초지역으로 갔다. 초지역에서 내려 두리번거려 보았으나 서화성역 가는 셔틀버스 타는 곳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역 밖으로 나와 보았으나 그런 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관광버스가 한두 대 있었으나 셔틀버스가 아니고 딴 버스였다.


내가 신문기사를 잘못 보았나. 그럼 원시역에 셔틀버스가 있나 보다 하고 지하철을 타고 원시역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에도 셔틀버스는 없었다. 고객지원실로 들어가 역무원에게 물으니 초지역 4번 출구에서 셔틀버스가  출발한다며 10시 50분에 셔틀버스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9시도 채 안 됐으므로 시간이 많이 남아 시간을 때우기 위해 걸어서 초지역까지 가기로 했다. 안산의 공단 지역을 걸어서 통과했다. 1시간쯤 걸려 초지역에 닿아 4번 출구에 가니 과연 거기에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초지역 안에 안내판이 있어야지 역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으니 알 수가 있나.



아직도 10시 50분 셔틀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이나 남았다. 무료하게 기다릴 순 없어 근처 공원으로 갔다. 알고 보니 화랑유원지였다. 공원이라고 해도 될 텐데 왜 유원지인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근사한 공원이 있을 줄은 까맣게 몰랐다. 더구나 90년대에 난 안산에 살지 않았던가! 그때 성포동에 살았기 때문에 이곳까지 와보지 못했던 듯하다. 아마 그때도 있었을 텐데...


화랑유원지를 한 바퀴 돌면서 탄성을 금치 못했다. 안산을 떠나 일산에도 살아보았는데 안산 화랑유원지는 일산의 자랑인 호수공원 못지않다 싶었다. 화랑유원지에도 드넓은 호수가 있었던 것이다. 일전에 수원에 갔다가 만석공원의 호수를 보고 감탄한 적이 있었는데 화랑유원지의 호수는 그 이상이었다. 공원 안에 경기도미술관이 있는가 하면 남쪽 넓은 들에는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게 넓은 코스모스밭은 처음이었다.


안산 하면 세월호를 잊을 수 없다.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 250명이 희생됐다. 화랑호수는 단원고 지근거리에 있다. 희생된 학생들 중에는 학교 가까이 있는 이 공원을 즐겨 찾았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왜 없었겠나. 10년 하고도 반이 지났는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호수는 잔잔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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