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밭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세중 Nov 08. 2024

국가의 품격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다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며 적이 놀란 대목이 있었다. 회견이 2시간 남짓 지났을 때다. 대통령이 사회자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약간 쉰 목소리로...


"하나 정도만 하자.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 그래 더 하까?"


생중계가 되고 있었고 눈앞에 수십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앉아 있는 중에 대통령이 사회자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이게 뭔가 싶었다. 이게 실화인가. 중계가 되고 있단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어찌 이럴 수 있나.


프로필을 보니 대변인은 1976년생으로 48세다. 50을 바라본다. 공무원 직급은 1급으로 안다. 차관보급이다. 아니 젊은 9급 공무원한테라도 공식 석상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아마 평소의 아랫사람 대하는 태도가 저런가 보다 싶었다.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검사 출신이다. 검찰총장까지 지냈다. 그럼 검사들은 저런 식으로 아랫사람을 대하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검사가 얼마나 많은데 그렇게 일반화하는 것은 옳지 않을 것이다. '검사'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뭔가. 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기자들을 향해서는 시종 "저는"이라며 자신을 낮추었다. 그런데 갑자기 참모에게는 아이 대하듯 하대를 했다. 기자들 앞에서. 아니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런 광경을 목도하면서 국가의 품격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선진국이 다만 국민소득이 높다고 선진국인가. 국가 지도자의 품격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존중할 국민을 존중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다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글이 우릴 살렸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