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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핑 의협?

굳이 이래야 하나

by 김세중 Mar 27. 2025

오늘 한 신문의 기사 제목을 보고 적이 당황했다. 이랬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탕핑 의협'이라니! 탕핑이 뭔질 모르겠고 왜 따옴표는 쳤을까. 따옴표는 아무래도 좀 생소한 말임을 스스로 인정했기 때문이겠다. 탕핑에 대해 알아보았다. 탕핑은 중국어 躺平이고 한국 한자음으로는 당평이었다. 누울 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인공지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다.


  "躺平"이라는 단어 자체는 기본적인 의미(그냥 드러누운 상태)로는 원래 존재했음.

   그러나 "사회적 경쟁을 포기하는 태도"를 뜻하는 의미는 최근에 새로 생긴 것임.


躺平은 중국어 단어인데 '그냥 드러누운 상태'라는 뜻의 원래 있었던 말인데 '사회적 경쟁을 포기하는 태도'라는 뜻이 새로 붙었다는 설명이었다. 중국어에서 그렇다는 것으로 躺平族, 躺平主 같은 말로 쓰인단다. 말하자면 躺平은 중국어의 신조어다. 중국은 젊은이들이 정부 노선에 저항해 아무것도 안 하고 놀며 지내는 풍조가 생겨났는데 이를 가리키는 신조어라는 것이었다. 


躺平이 우리 언론에 처음 들어온 것은 2021년 6월 3일이었다. 중앙일보가 탕핑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중국에 새로 생긴 풍조에 관해 보도하면서였다. 불과 4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한 신문은 중국과 아무 상관이 없는, 의사협회의 미온적인 행태를 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 '탕핑 의협'이라 한 것이다. 의사협회가 의대생 복귀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하면서 아무것도 안 한다는 뜻이다.


의사협회를 비판하는 것은 좋으나 굳이 '탕핑 의협'이라고 해야 했을까. '탕핑 의협'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독자들은 어쩌라는 건가. 이 신문이 빅샷, 피벗, 엘더 같은 영어를 즐겨 쓰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탕핑 같은 중국어까지 퍼뜨리는 데 앞장설 줄은 몰랐다. 독자를 가르치고 독자에게 뭔가 심어주려는 태도라면 바람직하지 않음을 지적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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