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ilee Apr 06. 2020

이야기.

25_ 어느 고독한 사람의 이야기.  


오늘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신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대한 생각.


-



오늘 눈이 아주 많이 내렸습니다.

그쪽은 한창 매미소리로 지겨울 여름이겠군요. 

원래 추울수록 뜨거운 차나, 커피가 당길 텐데 이상하게 시원한 탄산수가 당기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답답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요즘 제 삶은 아주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늘색만 다른 매일 똑같은 바깥 풍경을 마주하기 때문일까요.

그래도 걷거나 동네 한 바퀴 가볍게 뛰면 내가 오늘 하루 뭐라도 했다 라는 생각에 

나름 만족해서 잠이 듭니다만- 뭐라도 해내지 않으면 잠이 안 오니 이거 참 큰일입니다. 


오늘은 카페 안에서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은은한 커피 향이 아주 많이 그리웠습니다. 

제가 위가 안 좋아 커피를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향만큼은 아주 사랑합니다.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 기분이 왠지 울적해지는 건 저뿐일까요.

동시에 철저히 혼자가 되니 마음 한 구석에서 밀려오는 안도감은 무엇을 뜻할까요.

도대체 제 진짜 마음은 어느 쪽일까요?


이틀 전쯤 시킨 채소가 드디어 오늘 도착했습니다. 

택배원의 얼굴을 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군요. 

초인종 소리를 듣자마자 쏜살같이 내려가서 문을 열었더니 누군가 버려두고 간 듯한 종이 상자 하나만이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02_Little by littl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