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른다섯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용신 May 06. 2024

사랑이라는 환상 그리고 배신감

사랑 #2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환상이 있었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진심으로 나를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것.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첫사랑은 중학생 때 시작되어 고등학생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 사랑은 내 친구와 바람이 나면서 끝이 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의 배신. 그녀와 함께했던 시간은 3년이었지만, 헤어지는 데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사랑에 대한 환상이 무너졌고,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친구 덕분에 사랑과 종교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이 경험은 나에게 큰 아픔을 남겼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엇인가를 신뢰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 후의 연애는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있는 그대로가 아닌, 그녀에게 잘하는 내 모습만을 원했다. 인생 처음으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고 힘들어하던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친구들에게 험담을 하는 그녀의 모습에 큰 실망을 느꼈다. 본인의 감정에 따른 배신. 결국, 상처받기 전에 내가 먼저 이별을 고했다. 사랑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괴리 속에서, 나는 점점 마음을 여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래서 더더욱 배신이라는 것에 예민했던 것 같다. 꼭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난게 아니더라도, 나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나는 더이상 그 관계를 지속 할 수 없는 것만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젠 벚꽃을 보면 울컥 할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