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위한 선물

내 삶에 선물로 와준 고양이에게

by 종이소리
노라(2019.04.?~2019.08.31)

어쩌면 나의 삶에서 종이는

이 선물들을 위한 선물을 만들라는

신(神)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살아내는 과정 중에서

가장 혹독한 고난의 시기에

내 생명의 은인이자

기적이란 선물로 와준

일곱 마리의 고양이 가족.


길고양이 한 마리 [까망이]

어느 날 친구를 데려오면서 시작된

고양이가족, 어쩌다 집사가 된

선물을 위한 선물이야기.


노라, 코코, 가로, 까미, 장화

2019년 4월 어느 날.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양이의 집사가 되었다.


까망이가 데려온 알록이

집 마당 구석에 낳아버린

다섯 아기냥이.

눈물이 났다. 이 예쁜 생명을 보자마자.

상상도 못 한 고양이집사.

그리고 고군분투, 우왕좌왕 집사의

바쁜 봄날을 보냈던 2019.


아이들이 내게 온 이유는

특별한 목적이 있을 리 없겠지만

6년이나 지난 지금은 알 것 같다.

이 아이들이 왜 내게 왔는지를.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엄마냥이 알록이가 떠나버리고

덕분에 나는 느닷없이

아기냥이 엄마가 되어버렸고..


내 무릎에 올라와 꾹꾹이를 하고

스크레쳐 종이에 발톱을 긁어대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종이끈으로 러그를 짜고

숨바꼭질 놀이를 위한 소쿠리를 짰다.

기쁘게도, 고맙게도

생각보다 아이들이 좋아했고

재밌는 놀잇감으로 받아주었다.

고양이가 종이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고양이가 나름 잘 갖고 노는 것

택배용 종이박스였다.


그래서 종이끈으로 만들어 준

종이소쿠리와 러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나 보다.


제가 태어난 요람과 같은

익숙한 향기와 질감이라서

혹은 나무의 향기가 주는

자연의 편안함 덕분일지도.

코코는 하루 일과 중에서

내 무릎과 등에 올라타는 것을

제일 좋아했고 다섯 아이중 가장

내 무릎을 좋아한 아이기도 하다.

코코! 니가 제일 그리워.

지금에서 생각해 보니

종이에 대한 작업

더 강하게 잇게 해 주었고

더 제대로 작업하라고 알려준

가장 위대한 스승은

바로 이 아이들,

다섯마리 아기고양이들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해 온 작업 중에

가장 멋지고 제법 큰 대작을

남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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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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