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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Aug 10. 2023

칭찬과 비난의 롤러코스터

스타트업 리더십 노트 01

스타트업에 와서 리더 역할을 맡은 지 1년 반이 되었다. 이제는 리더 직책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여러 번 한다. 분명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아서 리더 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자리에서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이 무겁다.


한 번은 이런 고민을 리더 경험이 많선배에게 털어놓았다. 놀랍게도 돌아온 답은 "나도 늘 그랬어"였다. 그분이 말하기를 '리더는 그 자리에서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회사와 팀원들에게 큰 기여를 한다'라고 일러주었다. 선배 리더는 내게 잘하고 있으니 조금 더 버텨보라고 용기를 줬다. 그러면 조금은 그 자리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알려줬다.


리더 역할이 힘든 이유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팀원이 10명인 조직의 리더는 10명 중 6명이 잘하면 6번 칭찬을 받고, 4명이 잘못하면 4번 비난을 받는다. 팀원 한 사람이 칭찬 혹은 비난을 한 번 받을 동안 리더는 10번의 칭찬과 비난을 받는 셈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난받기는 달갑지 않다. 더군다나 팀원의 잘못으로 내가 비난을 받을 때면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솟아오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팀원의 잘못도 내 잘못이라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리더는 자기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칭찬과 비난에 책임지는 자리라는 걸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이 매번 쉽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리더 역할은 인정 욕구가 있는 사람보다는 비난을 적당히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한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통상 칭찬의 기쁨은 잠시지만, 비난의 서러움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리더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했던 일들이 마음속에 해소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다.


가능하다면 리더 역할은 으로 좀 더 해보고 싶다. 선배 리더의 조언처럼 '지금보다 더 잘해보자'라는 마음보다는 '조금 더 버텨보자'라는 마음을 가져보려 한다. 시간이 흐르면 리더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비난과 칭찬의 롤러코스터에도 익숙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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