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만 하지 않기로 해요.

휴식의 미학

by 바람코치 신은희

4월 5월 6월...숫자가 커질수록 일의 양도 많아지는 희한한 정비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일이 계속 들어온다는 것이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압감에 스트레스 취약성 높은 나의 몸은 낫질 않고 있다.

웃긴 건, 무슨 ON-AIR 켜지면 아무렇지 않게 방송하는 사람처럼 목이 아파서 갤갤대다가도 강의만 시작하면 텐션이 올라간다는 거다. 이러니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있나보다.

저녁엔 그림을 그렸다. 남편이 물었다.
"이젠 일정 끝났나보지? 한가롭게 그림 그리는 걸 보니~"
남편아~~ 한가로운게 아니라 그림 그리는 동안에라도 무념무상 상태로 빠져서 이 중압감을 덜어내려고 애쓰는게야~ 라고 생각했지만, 내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쿨했다.
"아니, 계속 일해야 하는데 잠깐 쉬어가는거야.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다고 일이 잘 되나 뭐~"

크으~ 내가 말하고 내가 자아도취된다.
처칠도 비슷한 말을 했다. 「여가로서의 그림」 이라는 책에서 그는 "일상의 주요 관심사에 단순히 불을 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관심분야에 불을 밝혀야 한다." 고 강조했다.

사실 이 글은 「일만 하지 않습니다」 라는 책에서 재인용한 말인데 다음의 말에 완전 동의하는 바이다.

당장 직면한 현재의 걱정거리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일단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어딘가로 흘러가버린다.

- 책 「일만 하지 않습니다」 p.269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나는 아예 다른 소일거리/ 취미생활에 틈틈이 집중하곤 한다.


오늘 그림 주제는 균형과 대칭의 형태였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샘플 이미지 중 딱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미지로 그리기 시작했다. 시작은 거침없고 호기로웠으나, 갈수록 쪼그라드는 마음은 자꾸 잘하고 싶은 완벽주의와 인정욕구에서다. 알아차렸으나 묵묵히 더 그려본다.

사각사각사각...
흑백의 그 세상 속에서 나는 묘한 쾌감과 함께 쉼을 얻는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나도 저 그림 속의 여자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이제 다시 일로 돌아가볼까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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