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 유명해지고 싶을까?

로즈 와일리전 감상 후기

by 바람코치 신은희

부끄럽지만 나 또한 로즈 와일리라는 화가를 80대 할머니 화가로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 '와~ 나이가 80대인데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하네?' 이게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내 첫 반응이었다. (암 쏘 쏘리 벋 알러뷰 로즈~)


그 전시가 내가 사는 고양시 아람미술관에서 한다고 해서 아직 방학인 딸과 함께 방문했다.


연일 그림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단계라 그녀가 어떻게 그렸는지, 어떻게 그리게 됐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그리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림을 보면서 '오늘따라 어떤 기법으로 그렸나,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를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디어나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만의 디테일과 해석을 입히는 것과, 작은 것을 크게 그리거나 큰걸 작게 축소시키는 등 일상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기억해두었다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려내는 것이었다.


유화뿐만 아니라 색연필 드로잉도 많고 조각이나 꼴라쥬 작업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최근 아크릴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기에, 유사한 질감인 유화 표현 기법과 캔버스에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내는지도 유심히 관찰했다.

대체로 밝은 핑크와 옐로 파스텔톤을 많이 쓰고, 전반적으로 통통 튀는 느낌의 그림이 많아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게다가 함께 적힌 글씨들도 위트 있어서 나도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젠 '그림을 그려야겠다' 고 생각하고 실제로 붓질을 하기까지 약 40여분이 걸렸다. 그림 그리기까지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아직 내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다.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아직 그걸 표현해낼 실력도 아니 기본기도 부족하니 자꾸 망설이다가 결국 튜토리얼 영상 보며 하나하나 따라 하는 내 모습이 내 스스로는 아쉬운 측면이 많았다.


뭔가 내 생각에 예술가라면 자기 쪼를 가지고 자기식대로 풀어내는 창의적 해석력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나는 아직 모방/모작 단계이니 아쉬운 것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야, 따라 하면서 점점 느는 거지~'라고 나를 다독여봐도 더 잘 그리고 싶은 욕심은 쉬이 사그라들진 않는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그려봐야겠다.

그림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해석하는 관점이 달라진다. 딸이 5살 때부터 함께 미술관을 다녔는데, 이젠 제법 한 그림을 갖고 엄마와 진지하게 '왜 이렇게 그렸을까?'에 대한 자기 의견을 나누는 딸과 함께여서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나이보다 그림으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로즈 와일리의 말을 보며, 나는 과연 무엇으로 유명해지고 싶은가? 를 생각하게 됐다. 엄청 유명해지고 싶은 건 아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또 유명해져야 이런 큰 전시 열고 그러지 않겠나?


로즈 와일리도 전혀 미술과 관계없이 살다가 40대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의 일가를 이루어냈다고 하니 내 앞일도 모를 일이다.


그저 반복해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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