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고 싶어서 2

파도 치는 마음을 그렸어

by 바람코치 신은희

요즘 내 그림에는 패턴이 생긴 것 같다.

파도, 바다, 구름이 주로 등장한다. 그러다보니 붓도 테스트지도 물통도 다 파랗게 파랗게 물들었다~

오늘(토요일)은 오후 2시에 실기시험을 봤다. 오전 워밍업 코칭 때도 서로 감동의 물결에 젖어들었던 터라 그래도 잘 보지 않겠나 했는데, 난 수료형 인간이라 시험운이 늘 없었다.


200여시간의 노력이 20분만에 평가되는 너무나 아쉬운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니까! 닥치고 화방으로 향했다. 스트레스푸는데는 군것질보다 그림이다.

화방은 늘 설레는 곳이다. 론 인터넷이 더 싸지만 직접 둘러보는 것만큼 힐링은 아니니까 나는 오프다!

요즘은 파도 물보라 표현에 진심이기 때문에 이에 도움되는 도구들을 마련하기 위해 코너코너를 찬찬히 둘러봤다. 아크릴 물감이나 유화 쪽은 도전해보고 싶긴 한데 왠지 실험실을 차려야 할 분위기라 일단 가격대만 확인해두고 마스킹고무액과 포스카마카, 수정액, 젤리펜까지 죄다 화이트로 구매했다. 물감은 터쿠아즈 블루, 버디터 블루, 마린 블루, 프러시안 그린을 샀다.

오늘은 그림은 의미있었던게 처음으로 캔버스에 그려봤 때문이다. 파도 물보라 표현을 위해 마스킹액도 쓰고, 포스카마카도 쓰는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보는것만큼 쉽진 않더라.


나의 그림 독학 방식은, 유투브 라이브드로잉 영상을 보며 기법들을 열심히 익힌 뒤 그대로 따라해보거나 응용해서 그려보는 식이다. 분명 이런 캔버스에 수채물감도 쓰는 것 같았는데 칠이 제대로 안 되서 처음엔 너무 당황했다.


그 뿐인가, 애 셋(남편까지ㅋ)을 데리고 그림을 그리기는 참 쉽지 않은 여정이다. 그림 구상을 6시반부터 시작했는데....

그리려니까 주문한 치킨이 와서 먹고 치운 다음,

다시 그리려니까 제 앞에서 글라스데코액 안나온다고 딸이 짜증을 내고...

다시 그림에 집중하려니 아들이 자기 그린거 잘라달라고 눈앞에 가위를 들이밀고...

다시 그림으로 돌아오려니 남편이 말을 걸고 자꾸 뭘 찾는다. 으휴...


겨우 다 그려서 말리려고 올려놓은걸 애들이 뛰며 지나가다가 와장창 떨어뜨려서 십년감수도 했다.

하아.....


그래도 다 마른? 푸른 바다를 보니 마음이 뻥 뚫린다.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바다 그림이 완성됐다.

오늘 스트레스일랑 그림 물감 희석하며 물에 흠뻑 적셔서 빠뜨렸다가 말렸다가 하며 다 날려보냈으니 그걸로 되었다~


그림만한 힐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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