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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리는 비워지고, 어떤 자리는 그대로 남아...

by HJH

나는 집이 좋지만… 네트워킹을 위해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마치 이런 시간이 뭔가 노력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따지고 보면 아는 사람 만나고, 새로운 좋은 사람 만나며 맛난 음식 먹고, 남는 시간은 자유롭게 때울 수 있는데 말이다.


이런 로그도 레딧에 올리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을 잘 모르는 커뮤니티에 올리면 좋을 것 같아 내 레딧에 올리고 다른 커뮤니티에 크로스 포스팅하면 1000~3000 뷰가 나올 때도 있다.



트래픽을 모을 때는 명확한 타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서 또 다양한 시도를 해 본다. 맨바닥이 힘들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저 재미있게 이 길을 가는 것이고 힘들다는 기준은 본인의 욕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 먹고 보고 싶은 것 보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별마당 도서관에서 책 한 권 읽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도란도란 하루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어제 하루 동안만 코엑스, 안양과 구로디지털 단지에서 네트워킹을 했다. 참 신기한 점은 공개해서 적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만난 분이 법적으로 엮인 내용도 있고, 각자의 개인사도 있고, 미래에 대한 약속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 만나는 건 필연적으로 경제적 지출이 생긴다. 그래서 비즈니스 관계로 엮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사실 나름의 오랜 역사를 뒤돌아 보면, 네트워킹 보다 혼자 일할 때 돈과 관련해서는 리턴이 좋았다. 네트워킹으로 돈 번다는 것은 결국 '강의팔이' 외엔 딱히 돈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매우 차가운 말일 수도 있으나 나를 비즈니스 적으로 생각했던 사람들 중 내가 봤을 때 딱히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이제 다 차단하거나 끊고 있다. 카톡도 최근 몇 달간 200명 넘게 차단한 것 같다. 영업 분야에 있었던 적도 없는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안다는 것도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결혼식 때 하객이 너무 많아서 동료/친구 사진 타임에 2번을 찍었던 것 같다. 전화번호 부엔 3000명이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니 이제야 정리 타이밍이 온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만날 때 대부분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었음에도 술값 밥값은 내가 낸 경우가 많았다. 사색해 보면 그들이 필요할 때만 나에게 연락하고 나를 찾았다. 대부분 IT 관련 문의였다. 그래서 사람 관계 끊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약속은 밀려 있고, 선행 개발만 하다 보면 비즈니스적으로 찾는 사람은 끊임없이 생기며, 한 사람만 있어도 연결되는 사람도 많은데 굳이.(dot)으로 남겨두고 그걸 이을 필요성도 못 느낀다. 이는 인공지능 세상이 되면서 더더욱 가속화되는 것 같다.


이런 행동이나 이런 행동에서 비롯되는 이미지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 숨기는 편이 좋기도 하지만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는 한 사람이라도 솔직한 심경을 써 두는 게 또 나을 것 같아 쓴다.




어제 알던 가게가 참 많이 망했다는 것을 알았다. 늘 사람이 붐비는 비싼 자리에서 가게를 하던 곳도 문을 다 닫았다. 그럼에도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브랜드 커피숖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어떤 자리는 비워지고, 어떤 자리는 그대로 남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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