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걸음씩 더 나아가기 위한 계획 세우기
2025년이 밝았다. 올해의 시작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되었다. 12월 초에 갑자기 던져진 계엄 폭탄에 이어서 무안에서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리고 나서 온 나라가 충격과 슬픔에 잠겼기 때문이다. 나 역시 계엄의 충격(이 당시 나는 계엄선포 다음날 콘서트에 갈 예정이었다)에 휘청이던 사람 중 1명이었고, 연말 아침에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소식과 탑승객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수록 새해에 대한 기대보다는 남아있는 유가족에게 몰려올 엄청난 슬픔을 걱정했다.
다소 엄숙한 분위기이지만, 2025년은 멈추지 않고 시작한다. 어느새 연말도 빠르게 지나가고 연초의 분위기도 스쳐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작년 이맘때처럼 올 한 해 동안 나는 뭘 해봐야 할지 리스트를 적어보려고 한다.
누구나 다 하는(?) 새해 계획. 바로 언어 공부! 그리고 다들 잘 안 지킨다. 근데 이젠 진짜로 해야 할 것 같다. 내 영어실력은 당연히 수능 단계에 머물러 있고, 회화 실력은 훨씬 낮다. 심지어 해외에 나가야 그나마 조금 늘어나는 게 영어 회화 실력인데, 작년에 나는 해외에 단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올해는 한 번쯤은 해외여행을 갔다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해외에서 잘 돌아다니기에 내 영어실력은 너무너무 바닥을 쳐버렸다. 특히 말하기는 더더욱!
영어 공부의 절실함을 느낀 건 사실 해외여행이 아니라 CONFIG였다. 작년에 CONFIG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는데, 해당 행사에 우리 회사의 프로덕트 디자이너 몇 명도 실제로 참가했었다. 근데 미국에서 열리는 행사 특성상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한 사람을 보낸 것도 있을 것이다.(물론 회사의 의도가 아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별도의 통역을 붙여줄 수 없다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내는 것이 맞긴 하다.
요즘 들어 해외의 컨퍼런스나 강연을 들을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이때마다 나의 바닥을 친 영어 실력을 제대로 체감했다. 이제는 생활이나 여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언어를 배워야 한다. 물론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는 일본어와 스페인어지만... 어딜 가도 잘 써먹을 영어 먼저 배워봐야겠다. 그것도 읽고 쓰는 거 말고, 듣고 말하는 것을 배워야겠다.
솔직히 이건 할 말이 없다 진짜로. 작년 계획도 포트폴리오 만들기였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다. 기존에 작업했었던 포토샵 포폴을 이제 피그마로 옮겨야지~ 이것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대지만 만들어놓고 그다음 스텝을 밟지 못했다.
가끔 커피챗을 진행할 때 포트폴리오도 함께 봐줄 수 있냐는 요청도 들어온다. 그때마다 "나도 이전 포트폴리오 그지같이 만들었는데..." "나도 포폴을 제대로 못 만들었는데 남한테 포폴 리뷰할 자격이 되나"라는 생각이 든다. 2024년에 콘텐츠 촬영이나 세미나를 진행하려 할 때, 담당자분이 내 포트폴리오나 작업물을 보내달라고 한다. 그때마다 정말 오래된 포폴을 보내게 되는데, 이젠 이것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제 진짜 해야 한다. 포트폴리오 만들기!
이것도 작년에 지키지 못한 그것 중 하나. 그때에는 브런치북의 개념을 전혀 모를 때였다. 그냥 무심히 "내 글로 책을 만들어 보는 기회에 신청은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뿐이었다.
나중에 브런치북을 만들려고 봤을 때, 브런치북은 정기 연재를 하거나, 아예 글 몇 개를 골라서 완결을 내거나 둘 중 하나였다. 나는 이 주제로 글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데, 완결을 내기에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이걸로 정기 연재를 하기에는 글감이 너무 없고. 그래서 만든 게 바로 매거진이다. 매거진은 내가 주제를 만들고, 글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는 꼭 한 번은 응모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에도 출판 프로젝트가 오픈되면 한번 응모해보려 한다. 만약 뽑히지 않더라도 글을 수정하고 수정해서 언젠가는 나도 책을 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응모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 프로젝트 공지가 올라오면 꼭 응모해 봐야지.
회사생활에 대한 것도 쓸까? 했다가 쓰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 느낀 점은 회사에서 하는 일은 생각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하게 된다. 이 일을 어떻게 내 것으로 승화하냐도 중요하겠지만, 이 일들은 새해 내가 짜놓은 계획에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회사에서의 내 계획은 따로 세우지 않았다. 대신 하기 싫은 일을 하더라도 피하지 않고 해보려 한다. 그리고 이것도 포트폴리오에 넣자 하는 큰 그림을…. 읍읍
연차는 늘어나고, 나이도 먹어가고(ㅠㅠ) 적어도 1년이 지나면 더 나은 내 모습을 위해서 계획을 세운다. 이제는 “1년이 지나도 내 모습이 그대로면 진짜 큰일 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발전을 바라는 건 아니고, 아주 조금 앞으로 나아가더라도 성공한 거다. 적어도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시도를 해봤으니까. 올해 마지막의 내 모습은 과연 어떨까? 적어도 지금의 나보다는 더 발전한 모습이길 바라면서, 올해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