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이 사라져 손만 닿아도 바스라지는 연약함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언젠가는 지금같은 모습이 아닐 것을 알기에 찬양하고 사랑하는 것.
영원한 사랑을 바라면서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이
단 한 가지 믿는것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모두가 비웃고 허튼소리라며 손가락질을 할텐데
한 점의 그림자조차 없는 깨끗한 마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너무나 어리석지만 동시에 아주 순수한 사랑을 했던 영화속 그 사람들처럼
언젠가는 나도, 어쩌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부질없는 희망을 잘 개켜 마음 깊이 숨겨두고 아닌 척 없는 척 스스로를 기만하면서 오늘도 눈을 뜬다.
사라질것을 알기에 더욱 아름다운, 가을의 단풍처럼 성급하게 피어난 봄꽃처럼 겨울의 포근한 함박눈처럼 영원할 것 같은 여름의 장맛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