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이 있다고 믿는 분들, 오늘 글은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직? 창업? 난 그냥 지금 회사에서 오래 다닐 건데…”라는 생각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분이라면 더더욱요.
그런데 이상하죠. 회사 안에서 아무리 일을 잘해도, 어느 순간 ‘이름값’이 없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뭘 해왔는지,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 순간. 그때 우리는 알게 됩니다. ‘회사 이름’ 말고는 나를 설명할 언어가 없었다는 걸요. 오늘 소개할 책은 다름 아닌 제 책입니다. 캡선생이라는 필명이 아니라, 제 본명 김용석으로 낸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입니다.
팟캐스트 '책잡힌 사이'에서 세실님, 나해님이 주신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야기한 내용을, 약간의 편집을 거쳐 아래에 정리해 봅니다. 책에 담긴 핵심 개념과 메시지가 궁금하셨던 분들께 작지만 밀도 있는 요약이 되었으면 합니다.
1.퍼스널브랜딩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저는 책을 쓸 때마다 주제에 대한 정의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야 저와 독자 사이에 생길 수 있는 해석의 차이를 줄이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 뷰자데>에서는 마케팅을 ‘진심을 번역하는 일’이라 정의했고,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에서는 브랜딩을 ‘사랑받는 메신저를 만드는 일’이라 정의했습니다.
이번 책에서 다루는 퍼스널 브랜딩은 ‘고유명사를 보통명사로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의 이름은 태어날 때부터 부여된 고유명사이지만, 거기에 의미를 담고 사회적 가치를 부여해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보통명사로 확장해가는 과정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입니다. 예를 들어, ‘정희원’이라는 고유명사는 이제 ‘저속노화’라는 키워드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름에 메시지가 담기고, 그 메시지가 공동체 속에서 이해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퍼스널 브랜딩은 왜 필요할까요?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적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퍼스널 브랜딩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나를 설명하고 설득하기보다는, 나라는 이름만으로 사람들이 신뢰하고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것이 퍼스널 브랜딩이 가진 힘입니다. 그래서 퍼스널 브랜드가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소개가 짧아집니다. 유재석 씨가 어디를 가더라도 “안녕하세요, 유재석입니다”라는 한마디면 충분한 것처럼요.
2.저는 당분간 회사를 나올생각이 없는데 퍼스널 브랜딩이 필요한가요?!
많은 직장인이 퍼스널 브랜딩을 퇴사하거나 창업할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쩌면 직장인에게 더 절실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 일만 잘해서 승진하지는 않죠? 중요한 건 '잘한다'만큼이나 '잘해 보인다'는 인식을 주는 것입니다. 결국 자신의 일을 어떻게 알리고, 어떻게 기억되느냐가 커리어의 성패를 가릅니다.
오늘날은 한 사람이 여러 번 커리어를 바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입니다. 이직, 전직, 연봉 협상 등 중요한 순간마다 이름값이 작용하며, 그동안 쌓아온 퍼스널 브랜딩이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내가 해온 일들을 잘 정리해 알리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되며, 동료들의 기억 속에 남는 나의 모습이 곧 가장 강력한 레퍼런스가 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기업도 직원의 퍼스널 브랜딩을 오히려 장려하고 지원하는 흐름입니다. '임플로이언서'라는 신조어처럼, 진정성 있는 직원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대가 되었고, 실제 사례에서도 기업 성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이제 퇴사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직장 내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생존 전략입니다.
3.차별화를 항상 강조하시는데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어떻게 찾아야하나요?
차별화는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키워드입니다. ‘나음’보다 ‘다름’이라는 말처럼, 인간은 본능적으로 ‘다른 것’에 끌리고, 그 ‘다름’이 희소하게 느껴질수록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수많은 메시지와 제품이 쏟아지는 시대에 차별화는 단순한 개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성장의 전략이죠.
그런데 차별화의 본질은 결국 ‘나다움’, 즉 고유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났고, 그 고유함을 스스로 인식하고 표현하는 사람이 결국 돋보입니다. 그래서 진짜 차별화를 원한다면, 먼저 ‘나’를 제대로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나를 알기 위해서는 오히려 ‘나다움’이 아닌 행동을 일부러 해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미지의 나를 탐색하는 이 과정을 저는 ‘NAME’의 첫 번째 글자인 N, Navigate(항해하다)로 표현했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고려해야 합니다. 바로 ‘그 나다움을 누가 반길 것인가?’입니다. 아무리 나다워도, 그게 전달되지 않으면 차별화는 힘을 잃습니다. 내가 가진 고유함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길 사람들, 그들에게 정확히 조준하는 것이 필요하죠. 이건 NAME의 두 번째 글자인 A, AIM(조준하다)에 해당합니다.
결국, 차별화란 ‘나다움’을 바탕으로 ‘누구에게’ 보여줄지를 명확히 하는 일입니다. 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가장 고유한 존재인 나 자신을 이해하고, 그 나다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 그게 가장 확실한 차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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