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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16. 2022

물가가 오른다는 반쪽짜리 진실

인플레이션(Inflation)


요즘 뉴스를 보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진 출처: 네이버


그리고 이런 뉴스에는 높은 확률로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리곤 한다.


내 월급 빼곤 다 오르네



댓글처럼 세상 모든 것의 가격이 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생필품은 물론이고 영화를 보려고 해도 예전과는 다른 높은 가격에 공포영화를 본 마냥 놀라게 되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해외여행을 가려고 해도 눈뜨고 코베이는 듯한 가격에 국내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런데도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내 월급뿐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은 이렇게 높아지는 '물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곤 한다. 즉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목에서도 밝혔듯이 이것은 반쪽짜리 진실이다. 인플레이션의 정의를 보면 이 사실이 분명해진다.


인플레이션(Inflation)
: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경제 현상

- 네이버 지식 백과 중 -


 정의처럼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할 때 '물가가 오른다'사실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화폐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매체는 화폐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잘하지 않고 물가가 오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다. 왜 그럴까?


여기서부터는 나의 다소 음모론적인 시각이 시작되니 잘 가려서 들어주길 한다. (물론 모든 정보는 비판적으로 가려 들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을 '물가가 오른다'로 한정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다.



1. 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욕심을 줄이면 물건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2. 소비자 절약을 하면 수요가 줄고 그로 인해 물가가 낮아진다

3. 원료 공급자 욕심을 줄이고 더 수월하게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면 물건의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처럼 '물가가 오른다'로 한정해서 생각하면 '기업', '소비자', '원료 공급자'등과 같이 정부가 책임을 떠넘길 대상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화폐 가치 하락'을 이야기하게 되면 그동안 화폐 공급량을 잘 조절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더 부각이 될 것이다. 더 중요한 은 앞으로도 화폐의 가치를 꾸준히 떨어뜨려야만 하는 정부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왜 정부가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야 하는지는 다음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포브스 코리아


전 세계 대부분의 정부가 갚아야 할 빚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빚을 갚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갚아야 할 빚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쉽게 말해 30년 전에 1,000만 원을 빌려서 강남에 집을 사고 2022년도에 1,000만 원을 갚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화폐가치를 떨어뜨리면 떨어뜨릴수록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은 유리해진다.


우리 잘 느끼지 못하지만 화폐의 가치는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사진 출처: Seeking Alpha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축통화로 불리는 미국 달러는 물론이고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등 대표적인 통화들은 금과 비교했을 때 그 가치가 폭락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졌다. 즉 인플레이션은 자본주의의 기본값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화폐적 현상"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다.


똑똑한 원숭이 마을에 매년 100개의 바나나와 그것을 살 수 있는 100개의 돌이 공급이 된다. 즉 돌 1개로 바나나 1개를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몇몇 원숭이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은 더 많은 돌이 있으면 더 많은 바나나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돌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원숭이 마을을 다스리는 대장 원숭이는 그들에게 100개의 바나나와 200개의 돌을 공급하게 되었다. 반란을 일으킨 원숭이들은 흡족하면서 물러났다. 그리고 돌 1개로 살 수 있던 바나나는 돌 2개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조삼모사처럼 보이는 위 이야기처럼 생산량의 증가보다 화폐량의 증가가 빠르면 인플레이션이 오게 된다.(물론 초인플레이션은 단순히 화폐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오작동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대다수가 화폐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전 세계 정부들이 두 가지 요소의 도움을 받아 이를 잘 위장했기 때문이다. 바로 '기술 혁신'과 '저임금 경제권'이다.


다시 말해 선진국은 기술 혁신을 통해 더 적은 인풋으로 훨씬 더 많은 아웃풋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고,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저임금 경제권이 바통을 이어받아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엄청난 아웃풋을 생산해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아무리 돈을 찍어도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실감하기 힘들었고 인플레이션은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과거의 일이 되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경제안보와 친환경이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저임금 경제권'에 생산을 맡기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기술혁신의 속도도 '전쟁'과 '전염병'으로 인해 둔화되면서 기존에 화폐 가치의 하락을 가리던 두 개의 위장술그 힘을 잃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자본주의는 '화폐 가치 하락' 무엇으로 가릴 것 인?


P.S.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정책에 따라 단기적으로 재화만 상승하고 자산이 하락하는 경우도 있다.




Photo by Sara Kurfeß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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