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칼이다

by 김태민
사람을 살리는 것도 말이고
죽이는 것도 말이다


함부로 던지는 말은 흉기나 다름없다. 흉곽을 파고드는 칼날 같은 혀는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말을 뱉은 사람은 금세 잊어버리지만 말에 당한 사람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말로 입은 상처에서 비롯되는 적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말을 잘하면 친구가 늘지만 말을 잘못하면 적만 늘어난다. 인간관계의 모든 문제는 말에서 비롯된다. 말과 글에는 온도가와 질감이 있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말투에 따라 온도가 달라지고 방식에 따라 질감이 변한다.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공격적인 말투로 전달하면 의미가 없다. 존중이나 배려 없이 던지는 말은 고마움을 담고 있어도 거칠고 불쾌하게 들린다.


생각 없이 표현하고 의미 없이 말하는 습관은 오해를 낳고 적을 만든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신중하게 말하고 공적인 관계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말을 함부로 하면 실수와 오해를 낳는다. 말실수는 한 번쯤 넘어갈 수 있지만 말투가 불러일으키는 오해는 큰 문제로 이어진다. 문제의 원인은 대체로 본인에게 있다. 과거의 내가 저지른 행동이 현재의 내 발목을 잡는다. 갈등이나 위기는 생각 없이 던진 말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면서 발생한다. 말은 칼이다. 늘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고 항상 신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의사는 칼로 사람을 살리지만 살인자는 칼로 사람을 죽인다. 말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사려 깊은 사람이 건네는 좋은 말은 고통과 맞설 힘과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함부로 던지는 비수 같은 말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 사람도 있지만 말 한마디 때문에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말은 날카로운 칼이다. 칼을 다룰 때는 누구나 조심하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크게 다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말도 똑같다. 삶을 바꾸는 것도 말이고 사람을 망치는 것도 말이다. 말의 위험성을 안다면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말의 힘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은 멋대로 휘두르다 화를 자초하게 된다.


칼집에서 칼을 뽑으려면 명분과 각오가 모두 필요하다. 일단 뽑게 되면 도로 집어넣을 수 없다. 칼을 뽑는 순간 칼 끝은 누군가를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상이 없다면 칼날은 곧바로 내게 돌아온다. 이 세상에 주워 담을 수 있는 말은 없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사람들 사이를 돌다 덕이나 업보가 되어 돌아온다. 당연히 책임은 온전히 내 몫이다. 나를 대신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말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을 안전하게 다룰 줄 아는 것이 칼을 잘 다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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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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