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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PD Dec 15. 2019

한국 게임 퍼블리싱 사업의 종말 #3

중국 모바일게임 전성시대

원망의 칼은 거꾸로 쥔 칼날이고,
변명의 아궁이는 꽉 막힌 굴뚝에 불을 지피는 것이다.
- 주PD -


이 글은 특정업체나 개인을 비난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그리고 게임 산업은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산업으로 '생태계'라는 표현을 쓴다. 이런 게임산업 생태계의 '젠가'가 한번 더 무너지는 시점이 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젠가'를 쌓아 올리고 새 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모멘텀이라고 부른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이러한 모멘텀에 사라지거나 변화하였고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번 '젠가'게임은 모멘텀이라기보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사자성어가 더 잘 어울리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현실이 다가온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콘텐츠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수익




#3 중국 모바일게임 전성시대



기생하는 자본은 결국 포식자일 뿐


결국 '상생을 속삭이던 자본은 상실의 메아리'가 되었고 '공생을 약속하던 파트너는 공멸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자본의 노예가 된 파트너는 기생하던 숙주를 버리고 다른 숙주에게 손을 내밀게 된다. 바로 우리가 무시했던 중국 게임이었다. 그리고 '기생의 시대가 지나고서야 쓴잔을 마신 개발자들은 다양성의 DNA를 품고 자생의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릴 적 공생관계를 배울 때 흔히 나오는 이야기가 '악어와 악어새'의 이야기 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이 잘못된 상식이라는 걸 모르고 산다. 이 아름다운 공생의 이야기는 그저 동화일 뿐이다. 이 공생 이야기에는 악어에게 이빨이 생존을 위한 주요 수단이어서 악어새 같은 청소부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악어는 평생 3000개가 넘는 이빨을 교환하므로 악어새 같은 별도의 치과 치료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기생적인 체제이다. 자본주의는 결코 생산자, 노동자와 공생의 구조를 만들지 않는다. 결국 자본주의는 시장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때 최고의 호황을 누린다. 결국 자본은 그냥 놔두면 시장을 자신의 입맛대로 마구 뒤집어 놓는다. 그래서 숙주가 죽으면 고민 없이 다른 숙주를 찾아 나선다. 그렇게 자본은 언제나 '소비주의적 욕망'을 찾아 나선다. 이런 욕망의 자본주의를 가장 발전시킨 것이 중국의 '관료자본주의'다. 그래서 중국의 자본은 그만큼 냉정하다. 중국 정부는 이런 이런 포식자들을 이용하여 세계 경제를 먹어 치우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BM이 어떻게 '소비주의적 욕망'을 채워 주는지 설명을 하기 위해서다.



중국식 BM의 핵심은 '소비주의적 욕망'의 분출


업계분들이라면  번쯤 중국식 BM 연구해 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고액 과금을 유도하고 있는지 여러 분석들을 했을 것이다. 중국 BM 메커니즘을  마디로 설명하자면 '강박에 기반한 과시적 소비 유도'라고   있다. 사실 이것을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소비자의 결함을 이용한 소비 모델'이고 비이성적인 소비에 가깝다. 모아둔 결혼자금을 모두 게임에 소비했다며 환불을 읍소하며 회사로 연락이 오고, 남편 몰래 적금을 해지하여 과금을 했다가 걸려서 회사로 전화가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은 실제 업계 고객지원 사례를 통해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중국 게임회사의 한국지사를 다니면서 경험한 사례들이다. 결국 이러한 중국식 BM 게이머의 '건강하고 게임 중심의 주체적 과금' 아닌 '잉여적이고 관계 중심의 의존적 과금' 지향한다.

그래서 고액 과금을 지향하는 중국 게임들은 신규 서버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신서버 오픈과 구서버 통합이라는 톱니가 굴러가게 된다. 즉 서버의 물리적인 수용인원이 아닌 철저하게 과금 중심의 모객이 만족되면 신규 서버를 증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단기 성과를 확실하게 낼 수 있는 중국 게임은 국내 자본이 옮겨 타기에는 너무나 적합한 숙주였다. 그리고 그런 국내 자본의 숙주 교체에 확신을 가지게 한건 바로 텐센트였다.



텐센트의 게임 천하통일


지금은 텐센트를 모르는 업계분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텐센트가 처음부터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2003년 당시 NHN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기업의 물망에도 올랐지만 NHN은 안타깝게도 게임포털(아워게임)을 인수하면서 둘의 인연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후 NHN은 1억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율을 55%까지 늘렸지만 수백억의 손해를 보고 쓴잔을 마셨다. 이렇게 텐센트는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을 중국에 서비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격세지감이 그리 오래 걸린 건 아니다. 텐센트가 이렇게 성장하게 만든 장본인은 바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였다. 이후 세계적인 게임업계 인수의 마이더스의 손이 되었다.

이렇게 천하통일을 꿈꾸던 텐센트는 해외 개발 경쟁력을 갖춘 회사들을 온라인 모바일 할 것 없이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라이엇 게임즈, 액티비전 블리자드, 슈퍼셀, 에픽게임즈, 유비소프트, 그라인딩 기어(패스 오브 엑자일) 등 글로벌로 핫한 개발사들은 모두 텐센트의 자본을 수혈받았다. 물론 국내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래프톤, 넷마블, 카카오, 433 등이 대규모 지분투자를 유치하여 국내 게임 시장은 중국 자본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몇몇 유능한 중소 개발사였던 파티게임즈, 화이트아웃, NSE 엔터테인먼트, 리로디드스튜디오, 레드덕, 탑픽 등 50여 개 이상의 기업이 텐센트의 지분투자를 받았다.

이렇게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국내 퍼블리셔들은 공격적으로 국내 소규모 개발사들을 규합하며 덩치를 키워 나갔다. 이렇게 흡수한 개발사들은 파티게임즈를 시작으로 액션스퀘어, 썸에이지 등이 상장까지 하며 성공신화를 만들어 갔다. 퍼블리셔들은 이렇게 자회사를 상장하고 투자회수를 통해 다시 자금을 만들고 그 자금으로 마케팅이나 다른 개발사 인수를 진행하는 순환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후속작 흥행에 실패하면서 결국 상장 폐지라는 문턱까지 가게 된다. 이 내용은 이후 #4를 통해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중국 게임 역습의 시작


한국의 가장 큰 규모의 게임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엄청난 속도로 기술력을 습득했다. 한국의 게임 인재들을 엄청난 연봉으로 스카우트까지 하며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기울어지기 시작한 운동장은 결국에 해서는 안될 선을 넘기도 했었다.

이렇게 전방위로 축적한 노하우는 중국 내에서 게임소스를 사고팔며 이종교배가 되기도 하며 개발사의 자금을 축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당시 중국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고 게이머들 또한 동일한 게임이 스킨만 바꿔서 서비스되어도 큰 문제의식 없이 게임을 즐기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워낙 넓은 시장 안의 다른 성에서 동일한 게임이 다른 회사 이름으로 서비스되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 당시 중국의 웹게임 시장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팽창한다.

2007년-2013년 중국 웹게임 사용자규모.녹색-웹게임사용자규모(만명)  파랑-성장률

이렇게 초고속 성장한 웹게임 시장은 중국 거대 IT기업들을 통해 세력이 규합되기 시작했고 결국 내수 시장의 과열을 피해 한국 서비스를 목표로 지사들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2007년 텐센트의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쿤룬, 샨다, 더나인, 창유 등이 2011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게임 시장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찾아왔고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의 등장은 중국 입장에서 한국 시장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홀연 등장해 성과를 내기 시작한 중국 모바일게임이 있었으니 그 게임이 바로 쿤룬코리아의 '암드히어로즈'였다. 2013년 1월 10일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게임은 요란함 없이 조용히 시작되었다. 그다음으로 흥행에 성공한 중국 게임은 거의 8개월 후 서비스를 시작한 쿤룬의 레오킹, 인크로스의 레오갓 쌍두마차와 추콩코리아의 미검이었다.

2013년 12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당시 라이트 한 카카오 게임하기 입주 게임들이 마켓 순위를 장악할 때 '저 게임은 뭐지?' 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모바일 3D MMORPG'를 표방하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질적으로 유저들이 모이는 광장 형태의 구역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인스턴스 던전 형태의 구성이었다. 이후로 대규모 국가전이나 영지전 등 실제로 MMORPG의 구색을 갖춘 게임은 2014년 5월 인크로스에서 서비스한 선국이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중국식 BM의 성공은 당시 국내 게임업계 사람들에게 많은 물음을 던졌다. 이후 추콩,  CMGE,  EGLS, 퍼펙트월드, 룽투, 라인콩, 레쿠, 이펀, 신스타임즈, 프렌드타임즈, 넷이즈, 스네일게임즈, 가이아모바일, IGG, 로코조이, 4399, 쉰레이 펀셀123, 유엘유, 등 많은 중국 게임 지사가 국내에 설립되었고 본격적인 중국 모바일게임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또한 중국지사는 아니지만 중국 게임 전문 퍼블리셔들이 생겨났고 각자의 전략으로 중국 게임을 서비스 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들은 레오갓을 서비스했던 인크로스, 다작으로 승부를 봤던 팡스카이, 그리고 삼국지 기반 중국 게임을 많이 서비스한 게임펍 등이 대표적인 국내 중국 게임 전문 퍼블리셔였다. 이후 넷마블, 433, 넥슨, NC, 웹젠,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들도 중국 게임을 소싱하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중국 게임 과열경쟁은 더욱 심화되었고 결국 한정된 유저풀을 당겨 쓰다 보니 모객 단가는 미친 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대부분의 중국 게임들이 태생이 MMORPG이다 보니 일정 수준의 동접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 버짓이 최소 10억 이상은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 되었고 그렇지 않으면 흥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 모바일 게임에 족적을 남긴 중국 게임


개인적으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나름 족적을 남긴 중국 게임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았다. 매출 성과보다는 게임의 형태나 시스템 중심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힌다.


2013.01.10 : 암드히어로즈 - 국내 최초 중국 모바일 MMORPG
2014.05.28 : 선국 - 오픈필드, 대규모 전투(국가전, 영지전 등), MMORPG
2014.11.28 : 도탑전기 - 획기적인 UX, 성장 및 강화심도가 깊은 BM, 액션 CCG
2015.04.28 : 뮤오리진 - 뮤온라인 IP, MMORPG
2016.03.22 : 천명 - 6개 국가 간  500 vs 500의 국가전 대규모 전투, MMORPG
2017.06.30 : 소녀전선 - 밀리터리 모에화, 우폿테, MICA Team, 코레류, TBS
2017.10.17 : 붕괴3rd - 미소녀, 일본 애니풍의 고퀄리티 작화, 서브컬처, 액션 RPG


암드히어로즈선국은 위에서 설명을 했으니 넘어가고 도탑전기부터 얘기를 해보자. 일단 이 게임은 도타, 워크래프트를 완벽하게 표절한 게임이다. 이 부분은 피해 갈 수 없는 사실이며 그 당시 중국의 IP에 대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도탑전기가 중국에서 서비스되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국내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엄청난 패러다임이 될 것을 예감했다. 국내에 서비스되기 전 도탑전기를 분석한 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되었고 많은 공감을 형성하였다.

당시 도탑전기가 국내 서비스가 되기 전에 도탑전기의 소스코드를 그대로 활용한 히어로즈 차지라는 게임이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중국 개발자들의 소스코드에 대한 인식에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도탑전기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유저 가이드 부분이었다. UI에서 가이드해주는 노티만 따라가도 게임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당시에만 해도 대부분의 게임들이 튜토리얼을 마치고 나면 유저들이 이탈을 하거나 넘을 수 없는 과금 허들을 만나 이탈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토탑전기는 이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았다. 지속적인 가이드를 제시하여 유저가 게임 전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고 과금 허들이 쉽게 넘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보상체계들을 가지고 있었다. 즉 초반에 성장시킨 영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게임이 가능했단 얘기다. 당시 국내 영웅 수집형 RPG 대부분이 낮은 등급의 영웅을 높은 등급의 영웅에게 갈아 넣어 성장시키는 모델이었는데 이런 시스템은 결국 A < S < SS 라는 레벨 디자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도탑전기는 각 영웅들을 재료로 사용하지 않았고 전략적으로 계속 운용할 수 있어서 다양한 시스템들에서 모든 영웅을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UX, BM, 게임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내 개발자들에게 경각심을 안겨준 게임이었다.


뮤오리진은 한국 온라인게임 IP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확인한 게임이었다. 중국 개발사 천마시공이 개발한 MMORPG로 전민기적이란 이름으로 중국에 먼저 서비스되었고 이후에 한국에 서비스되었다. 사실 전민기적은 개발단계부터 IP 계약을 맺고 진행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도탑전기에서도 설명을 했지만 그 당시 중국의 IP 인식은 일단 적용해서 만들고 흥행하면 로열티 계약 단계로 넘어가거나 흥행에 실패하면 그대로 끝나는 형태였다. 전민기적은 말 그대로 웹젠에게는 기사회생의 기적이었다. 거의 죽어가던 웹젠을 단번에 살려낸 드라마 같은 시기였다.

웹젠 코스닥 주가

이후 웹젠이 소싱한 게임 대부분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뮤오리진2로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뮤 오리진 이후로 리니지 레볼루션, 미르의 전설, 크로스파이어, 열혈강호, 드래곤라자 등 많은 국내 온라인 게임 IP가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한 중요한 시점이었다.


천명은 당시 모바일 MMORPG의 규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게임이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500 VS 500 이란 규모는 당시 어떤 모바일 MMORPG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고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 물론 대규모 전투가 완벽하게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당시 유사한 MMORPG들과 비교했을 때 혁신적인 대규모 전투가 돋보이는 게임이었다.


소녀전선은 일본의 서브컬처를 잘 섞어낸 게임이었다. 당시 일본 서브컬처 문화를 경험한 중국 게임 키즈들의 업계 진출로 일본 애니, 게임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던 시기였다. 소녀전선은 MICA Team이라는 동인들의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만들어졌으며 턴베이스 형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중국의 밀리터리 모에화 게임의 붐을 일이키게 된 장본인이며 소녀전선은 총기류를 모에화 한 우폿테를 기반으로 한다. 이후에 전함을 모에화 한 함대 컬렉션 형태의 칸코레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 미소녀라는 키워드가 중국 게임 개발의 한 키워드가 되었고 중국에서는 다양한 소재를 모에화 하는 시도가 있었다. 그중 유독 호흥을 받지 못했던 소재는 음식이었다.


붕괴3rd가 공개된 당시 중국 게임이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었다. 트레일러 영상은 음성마저 일본 성우들을 출연하여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같았다. 업계에서 정보가 없다면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중국 그래픽 퀄리티에 대한 편견을 한 번에 날려버린 게임이었다.


이렇게 중국 게임의 발전은 엄청난 속도로 한국을 따라잡았고 이제 업계 누구도 중국 게임의 위력을 무시하지 못하게 되었다. 반면 대형 퍼블리셔 인하우스 형태의 국내 개발 스튜디오들은 차기작 흥행에 실패하거나 분할되어 독립하는 등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중국 자본을 크게 들이마신 국내 게임업계의 성과 부족은 긴 몸살을 앓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자본이 유입되는 영역은 마케팅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국내 중국 게임들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모객 단가는 계속해서 올라갔고 마케팅 업체들은 낙수효과까지 얻는 호황을 이루게 되었다. 이런 호황과 더불어 활성화된 게 국내 영세한 개발사들이 만들어낸 클리커와 같은 방치형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 수익화 게임들이었다. 다음 편 #4에서는 중국 게임과 광고 수익화 게임의 공생 시대와 한국 지사들의 운용 실패 그리고 중국 개발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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