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준가 Mar 17. 2017

각자 가난한 우리

망설여지는 이유들


맨 처음 글에도 적었듯이, '나 가난해'라고 말하면 '너 안 가난한 것 같은데'라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내가 더 가난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나의 가난이 사라지지 않고, 그가 더 가난해지지도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난하다. 


지금 가난하게 살아가는 실제의 일들을 쓰고 싶었다. 생활글을 쓰고 싶어도 나의 매일이 힘 없어 망설이다가, 그냥 써보기로 했다. 그 와중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은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다. 오랫동안 가난이 너무 힘들고 아파서 '나 가난해'라고 말하기조차 힘든 사람들이 있다. 많이 있다. 내 주변에도 우리 동네에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나의 가난에 대해 쓰지 못한다면, 아마 영원히 쓸 수 없을 것이다. 나보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있고, 우리는 다양한 강도와 형태의 가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그 이유만으로도 글을 써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왜 가난할까?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도 왜 돈이 없을까? 명품은 구경조차 힘들고 건강한 밥을 챙겨 먹기에도 벅찬데 왜 커피 한 잔에 사치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나? 프리랜서인 나는 직업이 있고 매년 숙련도가 올라가는데 왜 점점 일은 없어질까? 이 모든 물음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하는 게 맞을까. 너무 손쉽고 얕은 결론은 아닐까. 사회와 구조의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이 모든 가난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고 지금 경제나 사회학적 분석의 글을 쓰자는 건 아니다. 조금 더 거리낌없이 현재의 가난을 명시하고 싶다는 뜻이다. 





*현 시대의 가난을 주제로 글을 이어갑니다. 

다른 작가님들도 매거진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매거진을 열어 두었습니다.





이전 02화 가난하며 건강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