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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리 Feb 27. 2023

재택근무 하면 일은 어떻게 해?

업무 공유부터 랜선 회식까지




10:00 AM

출근

회사 시스템에 근무 시작 버튼을 ON으로 설정함으로써 오늘 출근 완료! 따로 출근했다는 보고는 하지 않는다.


완전 재택근무 체제가 되고 난 이후, 종종 회사에 있는 책상과 의자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는 지인들이 있는데 일단 '내 자리'는 사라졌다. 지정석을 신청해서 내 자리를 받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1:1로 배정해 주는 책상과 의자는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 (아빠한테 이제 사무실에 내 자리 없다고 하니까 사실 짤린거 아니냐고 물어봤다.)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시스템에서 원하는 층의 원하는 자리를 예약하여 업무를 할 수 있다. 마치 스터디 카페와 같은 형태이다. 


그날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서 창가와 가까운 자리를 선택하기도 하고, 부스 형태의 1인 회의실을 예약하여 하루 종일 세상과 단절된 환경에서 일을 하기도 한다.




11:00 AM 

스크럼 미팅


오늘은 스크럼 미팅이 있는 날이다. 스크럼 미팅에서는 모든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업무 진행 상황, 담당 프로젝트에 대한 주요 일정 및 이슈 사항을 공유한다.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보니 귀동냥으로 듣는 정보가 전무하고, 같은 팀 멤버지만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모르기 쉽다. 그나마 이런 스크럼을 통해서 내가 들고 있는 업무 외에 어떤 것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팀은 업무 진행사항을 공유하기 위해 이런 스크럼 미팅 외에도 핫라인 그룹챗을 활용한다. 해당 대화방에는 비교적 빠르게 확인 혹은 공유가 필요한 안건들에 대해서 던지고, 그렇게 던져진 안건들은 팀의 리드님이 최우선적으로 확인해 주신다.




3:30 PM

랜선 티타임


주 1회 정도 있는 랜선 티타임!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같은 팀 사람들끼리도 사담을 나눌 기회가 별로 없다. 항상 논의해야 할 명확한 안건이 있을 때만 대화라는 것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과 관련한 '쓸데 있는' 대화만 하게 되니 스트레스받아서 투덜거리고 싶을 때, 소소하게 주말에 있었던 재밌는 일을 공유하고 싶을 때 등 시시콜콜하게 '쓸데없는' 소재로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다. 


팀마다 분위기가 좀 다르겠지만 우리 팀은 재택 전에는 이러한 대화를 꽤 즐기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사담 타임이 없어진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귀염뽀짝


그래서 요즘은 매주 한 시간 정도 랜선 티타임 시간을 지정하고 수다를 떤다. 줌으로 할 때도 있고 게더타운에 옹기종기 모일 때도 있다. 자칭 타칭 미화부장인 내가 열심히 꾸며둔 게더타운은 꽤나 아늑하지만 전망 좋은 사내 카페보다는 아무래도 못하다.




5:00 PM

비대면 회의


대부분의 회의는 줌과 같은 화상 커뮤니케이션 툴을 활용하여 진행된다. 오늘 회의는 타국에 있는 외국인 멤버들과 신규 기능 오픈과 관련한 일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주요 아젠다이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멤버들이 많은 회사 특성상 동시통역 기능은 필수인 우리에게 줌(zoom)은 뗼래야 뗄 수 없는 아주 소중한 서비스이다. 다양한 화상 커뮤니케이션 툴 중에서도 줌은 동시통역 기능에 특화되어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으로 통역이 필요한 회의를 진행할 때는 통역사분께서 직접 회의실로 와주셨고 또 통역 내용을 듣기 위한 장치를 귀에 꽂았어야 했는데 줌에서는 간단하게 '통역'버튼만 누르면 모두가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다.


재택으로 오히려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부분 중 하나이다.




6:15 PM

스탠드업 미팅


진행하던 업무 관련하여 급하게 수정되어야 할 디자인 이슈가 발견되었다. 이런 경우 빠르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노트북을 들고 직접 디자이너분의 자리로 찾아갔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할 때는 더 이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동료의 자리로 찾아갈 필요가 없다. 줌 링크 하나만 채팅으로 공유하면 되기 때문! (요즘은 줌 대신에 Slack의 '허들' 기능도 종종 사용한다.)




6:45 PM

랜선 회식


오늘은 랜선 회식이 있는 날!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더 이상 랜선 회식은 하지 않는다.) 음식은 각자 법카로 먹고 싶은 것을 시키고 줌에서 모인다. 카메라를 켜고 저작활동을 하는 것이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몇 번 하다 보니 다들 프로 먹방 유튜버가 되었다.


우리 팀은 종종 랜선 회식 때 게임도 즐겨했다. 라이어 게임, 마피아 게임, 캐치마인드 등 생각보다 떨어져 있어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Summary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인프라만 잘 갖춰져 있다면 동료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오는 불편함은 거의 없다. 오히려 효율이 증가한 측면도 많다고 느낀다.


핵심은 공유인 것 같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도록 더 자주 공유해서 서로의 인식을 맞추고, 투명하게 시각화하는 것. 이것을 누군가는 '감시당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나의 경우 오히려 더 내 업무 투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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